“경남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기관 역량을 키우고 스마트 공장 보급 확산과 각종 연구기관(R＆D) 유치로 지역 산업 생태계를 탈바꿈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취임 전 인사 검증 당시 중앙에서만 주로 활동하고, 지역에 연고가 없다는 우려는 선입견이었죠.”

지난 2018년 11월 제8대 경남테크노파크(이하 경남TP)에 취임해 2년 5개월 동안 재임한 안완기 전 원장에 대한 지역 경제·산업계의 평가다.

안 전 원장은 지난달 31일 한국생산성본부(KPC) 신임 회장에 선임되며 자리를 옮겼다. 경남 산업 생태계 변화를 주도했던 안 전 원장이 경남TP를 떠나면서 지역 경제계에서는 그의 부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단순 제조업 중심의 경남 산업을 첨단 고부가·집적화로 바꾸기 위해 경남TP가 지원 기관이지만 주도적인 행보를 펼쳤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가교 역할로 비약적인 성과를 이뤘기 때문이다.

2019년 7월 1일 도청 소회의실에서 김경수 도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허남용 자동차부품연구원장, 안완기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등이 ‘자동차부품연구원 경남본부 설립’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경남TP는 안 전 원장 재직시절에 기능과 역할 확대를 통한 다양한 신규사업 확보로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 규모가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남 산업의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에도 앞장섰다. 경남은 지난 2019년부터 2년 동안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1233개를 보급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안 전 원장은 무엇보다 경남 산업의 R＆D 강화를 위해 한국자동차연구원 동남본부, 전자기술연구원, 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KOGAS 액화기지 유치와 함께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산업단지공단 대개조사업 선정 등에도 크게 일조했다. 또한 경남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 실증 지정, 경남 5G 활용 차세대 스마트공장 규제자유특구 지정에도 노력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무상급식을 하지 못했을 때 추진된 ‘학교급식 경남농산물 꾸러미’ 사업에도 물류시스템을 갖춘 쿠팡과의 연계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산업의 체계적 육성과 활성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분석과 함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바꿨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남TP의 수장이자 컨트롤타워로서 취임 당시 직원들에게 자신의 카카오톡 ID(아이디)를 알려주면서 소통을 시작했고, 업종·지역·기관별 담당자를 통한 업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협업을 강조하고, 직원들의 전문성을 성장시키는데 중점을 둔 점도 높이 평가되는 대목이다.

경남TP 한 관계자는 “안 원장님은 지역 산업 성장은 물론 전문가와 직원들의 협업, 그리고 소통을 일군 멋진 경영인”이라며 “경남 산업육성을 위한 노력에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 새로운 협력으로 경남 산업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안 전 원장은 “언제든 불러주면 다시 경남으로 내려가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다. 오는 27일에는 명예도민증도 받을 예정”이라며 “서울에 있는 한국생산성본부로 자리를 옮겼지만 경남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원장의 퇴임에 따라 경남TP는 차기 원장 공모에 나선다. 서류 접수는 오는 27일부터 5월 3일까지며 이후 면접 심사와 이사회 의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승인 등의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