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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신] 나도 모르게 갑자기 ‘쿵’ 어디가 문제일까

  • 기사입력 : 2021-06-28 0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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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은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도 누군가 한번쯤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다. 하지만 실제로 본인이나 가까운 사람이 쓰러지는 것을 직접 보게 된다면 크게 놀라고 당황스러우며, 혹시 뇌졸중이나 뇌전증(간질) 같은 질환이 아닐까 걱정하게 되기 마련이다.

    일시적인 의식 소실로 쓰러지는 원인은 대부분 실신(syncope)으로 뇌로 가는 혈류량이 급작스럽게 감소해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실신까지는 아니지만 어지러우면서 온몸에 힘이 빠지고 곧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은 받는 상태를 실신전(presyncope)이라고 하며 그 원인은 실신과 동일하다.

    뇌로 가는 혈류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갑자기 발생
    가장 흔한 혈관미주신경실신은 대부분 저절로 회복
    갑자기 일어날 때 생기는 기립성 저혈압도 많아
    심장질환 노인에게 흔하다면 반드시 진료 받아야

    발생 기전 따라 혈관 확장 상황·정서적 흥분 피하고
    기립성 저혈압 땐 급하게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이러한 증상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던 혈압이 60mmHg이하로 떨어져 뇌혈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발생하게 된다. 증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나며 의식을 잃는 시간은 1분미만으로 지속시간이 짧고 저절로 깨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실신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중 혈관미주신경 실신이 21% 비중으로 제일 흔하다. 이어서 심장 원인이 9%, 기립성 저혈압이 9%정도이며, 기타 원인으로는 교감신경의 긴장도를 감소시키는 약물로 인한 부작용, 배뇨실신, 기침실신, 식후실신 등으로 나타난다. 배뇨실신은 배뇨중이거나 배뇨 직후에 나타나는 실신으로 한밤중에 소변을 보다가 수축된 방광벽의 기계수용체가 자극되며 혈관 확장으로 인해 나타나는 실신이다.

    특히 남성의 경우 서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많아 기립저혈압에 의해 실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기침실신은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심한 기침을 하다가 실신을 하는 경우로 기침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도 일상에서 실신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며, 실신 중 40%는 원인을 분류할 수 없기도 하다. 상기 원인들은 모두 혈압을 떨어뜨려서 실신을 일으키게 된다.

    혈관미주신경 실신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흔히 나타난다. 주로 피, 사고 등 극심한 신체적 또는 감정적 자극에 노출되거나, 탈수, 공복, 심한 통증 및 신체 손상 후의 공포 등이 실신을 유발할 수 있다. 실신 전에 아찔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피부가 창백해지고, 시야가 좁아지며, 식은땀을 과도하게 흘리고, 피로감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쓰러지면서 다칠 수도 있으므로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앉거나 눕고 다리를 몸보다 높이 올려 혈류량이 감소하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혈관미주신경 실신을 자주 경험했다면 운전 시 특히 주의가 필요한데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박보석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과장이 환자의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다.
    박보석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과장이 환자의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몸이 신체활동을 하고 자세를 바꾸는 동안에도 혈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대동맥과 목정맥 그리고 심장벽의 기능 때문이다. 정상적인 경우 혈관과 심장의 압력수용체는 혈압이 떨어지면 혈관운동반사에 의해 자동적으로 혈압과 심박출량을 올려 혈압을 높이게 된다. 그러나 기립성 저혈압일 경우에는 이러한 혈관운동반사가 불안정해 쓰러지게 되며, 오랫동안 서 있거나, 누운 자세에서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 특히 잘 발생한다.

    기립성 저혈압은 당뇨병이나 파킨슨병 그리고 만성적인 알코올 중독증, 류마티스 질환이 있는 경우 더욱 발생하기 쉽다.

    심장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는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노인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면 5년 내 사망률이 50%가 넘기 때문에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실신을 하게 된다면 회복되었다고 하여 그냥 넘어가지 말고 반드시 심장내과 진료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장질환에 의한 실신은 쓰러질 만한 특별한 유발 요인이 없거나, 쓰러지기 전에 식은땀이 나고 토할 듯이 메스꺼운 느낌 등이 없을 때, 반대로 쓰러지기 전 두근거림이 있거나 급사의 가족력,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의심해 볼 수 있다.

    뇌질환도 드물지만 실신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뇌경색이나 뇌출혈로도 쓰러질 수 있지만 흔히 ‘뒤쪽 혈관’이라고 하는 척추동맥이 심하게 좁아진 환자들은 혈압이 조금만 떨어지더라도 의식을 잃을 수도 있어 뇌 CT 검사나 MRI 검사를 받는다. 간질이라 알려져 있는 뇌전증의 경우에도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경련 발작과는 달리 실신처럼 쓰러지는 경우도 있고, 일반적인 실신이라도 약간의 움찔거리는 경련은 동반될 수 있다. 실신한 당시 경련의 여부를 말해 줄 목격자가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쓰러져서 병원에 오게 되면 뇌전증 확인을 위한 뇌파검사도 같이 진행하게 된다.

    실신을 예방하는 방법은 발생 기전에 따라 다르지만 혈관 확장이 잘 일어날 만한 더운 환경, 피로, 허기, 알콜중독 등의 상황이나 정서적 흥분상태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경우라면 잠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앉았다가 일어설 때 너무 급하게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일어나기 전 잠깐이라도 다리 운동을 한 뒤에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바로 일어서기보다는 잠깐 앉았다가 어지럼증이 느껴지지 않을 때 일어서서 걷는 것이 갑작스런 실신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도움말= 박보석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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