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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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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은 친일 문인 조연현 시판 철거하라”

참여와연대를위한함안시민모임 성명서 발표
군 “문협 추천으로 설치…철거는 여론 수렴”

  • 기사입력 : 2021-09-08 12: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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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안군이 가야읍 산책로 아라길에 친일 행적 문학평론가 조연현(1920~1981)의 '진달래’ 시판을 설치해 지역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참여와연대를위한함안시민모임은(이하 시민모임) 7일 성명서를 내고 시판 철거를 요구했다. 시민모임 조현기 대표는 "함안군민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며 "군은 당장 조연현 시판을 철거하라"고 주장했다.

    '詩가 있는 아라길' 시판 설치 구간은 아라길 어린이놀이터 부근부터 함안교 방향으로 200m로, 함안군이 지난 6월 28일 출향시인 및 함안 시인 중 등단 10년 이상자의 작품 31개를 문협으로부터 추천받아 설치했다.

    함안 아라길에 설치된 조연현 '진달레' 시판./참여와연대를위한함안시민모임/
    함안 아라길에 설치된 조연현 '진달레' 시판./참여와연대를위한함안시민모임/

    시민모임은 성명서에서 "조연현은 당시 일본이 벌이는 전쟁에 전국의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선동했다"며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이 오른 명백한 친일인물이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조연현은 함안 출신으로, 동국대 교수와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을 지냈다. 대한민국 문화포상을 비롯해 예술원상, 국민훈장 동백장, 3·1문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창씨개명 후 '동양지광', '문학자의 입장' 등 일제를 위한 글을 써 ‘친일문학인 42인’에 포함됐다.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도 수록됐다.

    시민모임은 함안문인협회 조평래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조 회장이 지역지 기고에 '20대 청년의 글이 얼마만큼 일제에게 도움을 줬으며 우리 민족에게 해를 끼쳤었을까? 5인 가족이 공출로 바친 관솔 기름 한 말보다 더 큰 도움을 주었을까?'라고 썼는데, 이는 궤변이다"고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군은 더 이상 함안문협 뒤에 숨지 말고 당장 아라길에 설치한 조연현의 시판을 뽑아내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함안군 공원관리소 담당자는 "산책하는 주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함안문협의 추천으로 시판을 설치했다"며 "철거 요구에 대해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함안군이 추진했던 친일 평론가 조연현 문학관 건립은 2005년 전면 중단됐지만 한국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조연현 문학상은 지난 1982년부터 계속 열리고 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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