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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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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발원지기념관은 이승만 기념관?

전시물 오류 문제 제기에 창원시 “수정·보완할 것”
이춘 작가, 전시물 오류 문제 지적
1층 중앙 벽면에 건국절 연설 사진

  • 기사입력 : 2021-11-22 21: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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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옛 민주당사 부지 건물에 지난달 개관한 3·15의거발원지기념관 내 전시물들이 당시 시대와 맞지 않는 사진이 담기거나 의거의 주체인 마산시민들이 강조되지 않는 등 역사적 현장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창원시는 지적사항에 대해 이달까지 수정·보완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기념관 내 전시물 오류 문제를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제기한 이춘 작가(지역 문화해설사)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기념관의 주인공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의거 주체인 마산시민이 아닌 이승만 전 대통령인 듯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념관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중앙벽면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사진이 있지만, 1960년 3·15의거 이후 하야 성명을 발표했을 때가 아닌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출범 선언 당시 건국절 연설 모습이다.

    3·15의거발원지기념관 1층 중앙벽면에 설치된 대형 사진 모습. 이승만 전 대통령 사진(왼쪽)은 3·15의거와 무관한 1948년 건국절 연설 당시 모습이다./이춘 작가/
    3·15의거발원지기념관 1층 중앙벽면에 설치된 대형 사진 모습. 이승만 전 대통령 사진(왼쪽)은 3·15의거와 무관한 1948년 건국절 연설 당시 모습이다./이춘 작가/

    이 사진은 주로 이 전 대통령을 추앙할 때 쓰이지만 기념관에는 ‘이승만 하야’를 설명하는 자료로 총 3군데에서 사용되고 있다.

    1층 중앙벽면에는 이승만 사진 외에도 부정선거를 상징하는 ‘고무신-돈’ 사진과 마산시민의 분노의 주체였던 ‘허윤수 전 국회의원’ 사진이 걸려 있다. 반면, 3·15의거 당시 마산시민 시위 사진은 옆면에 작게 나열돼 있다. 이에 아예 1층 중앙벽면을 3·15의거 발원지의 상징성을 살려 마산시민 모습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춘 작가는 “이승만 하야 당시 시민들이 이승만 동상을 무너뜨리는 장면이 있음에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어린 학생들은 기념관에서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인물인 이승만·허윤수를 좋은 사람으로 착각한다. 중앙벽면 사진은 3·15의거 당시 충돌이 가장 컸던 남성동파출소, 마산시청, 북마산파출소 사진들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념관은 민주화 길 답사의 첫 코스고 중앙벽면은 답사자들이 3·15의거를 접하는 첫 모습이다”라며 “앞으로 이 건물이 왜 3·15의거 발원지가 됐는지 고민하고 지역성을 살려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진보당 경남도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기념관에 무엇을 중심으로 두고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라며 “독재에 항거한 시민 정신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담아낸 기념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창원시는 개관 이후 미흡함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기념관을 재정비할 계획임을 밝혔다. 윤선한 창원시 행정과장은 “그동안 방문자들이 사진 등에 대해 지적했고 수정을 검토하던 중이다”며 “이달 말까지 3·15의거 관련 단체 의견을 받아 문제됐던 내용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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