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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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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식품 알레르기

경예찬(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3-07 0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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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소아 식품 알레르기의 유병률은 지난 20년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로 인해 환자와 부모들은 식이 제한에 따른 스트레스와 중증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불안감으로 크게 고통받고 있다. 특히 급식을 시작하는 초등학생과 학부모의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우리 몸의 면역계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이물질과 미생물이 들어왔을 때, 이들을 찾아내 공격하고 제거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해를 끼치지 않거나 오히려 이로움을 주는 외부 물질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고 무시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이를 ‘면역관용’이라고 한다. 여기서 면역계가 면역관용에 실패하여 특정 외부 물질에 과도하게 반응할 때 우리는 ‘알레르기’라 부르며, 그중에서도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 경우를 ‘식품 알레르기’라고 한다. 식품 알레르기는 유전적으로 면역관용을 조절하는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장 상피세포의 손상, 염증으로 인해 식품 항원의 흡수가 증가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 항원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증상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모기에 물린 것처럼 가렵고 부풀어 오르는 두드러기, 입술이나 눈꺼풀 등이 퉁퉁 부어오르는 혈관부종과 같이 피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 외에도 눈이 가렵고 결막이 충혈되는 눈 증상, 콧물, 재채기, 코막힘과 같은 코 증상, 기침, 호흡곤란, 쌕쌕거림과 같은 호흡기 증상, 구토, 복통,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뿐만 아니라, 저혈압, 실신 등 전신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피부와 호흡기, 혹은 피부와 소화기 같이 두 가지 이상의 계통에서 알레르기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의 경우, 쇼크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으므로 발생 즉시 즉각적인 치료와 충분한 시간 동안 재발에 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했을 때는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 두드러기나 혈관부종 등 피부 증상에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기침,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기관지확장제를 흡입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경구 또는 주사로 스테로이드 제제를 투여한다.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가장 근본적인 치료는 원인 식품의 섭취를 회피하는 것이다. 이는 일상생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없이 무분별하게 시도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동일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는 대체식품을 찾아 섭취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기적인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항체의 수치가 충분히 떨어졌다고 판단될 때, 의료진이 관찰하는 안전한 환경에서 원인 식품을 섭취해보고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면 식이 제한을 해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원인 식품을 증상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적은 양부터 섭취를 시작해 천천히 용량을 늘리고, 최종적으로 충분한 양을 섭취하여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 즉 면역관용에 도달하게 하는 경구면역요법이 시도되고 있다.

    경예찬(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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