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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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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수면을 방해하는 오십견

원호연 (창원제일종합병원 정형외과 진료부장)

  • 기사입력 : 2022-03-14 08: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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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상이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팔의 통증이 발생한 후 수개월 지속된다면 일반적으로 경추(목)와 어깨 관절, 팔 근육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을 하게 된다. 최근 병원을 방문한 54세의 남성은 2년 전 경추 디스크 탈출증으로 시술을 한 병력이 있어서 신경외과 진료를 먼저 받았지만 정형외과로 협진 요청이 왔다. 환자의 증상은 상박 근육이 지속적으로 아프며 특히 밤에 잠을 자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었다. 신체검진을 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들어 올릴 때 상박 근육의 통증뿐만 아니라 어깨 관절도 소리를 지를 정도로 통증을 호소하며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어했다. 평소 팔은 잘 올라간다고 표현했지만 실제로 환자 스스로 들어 올리는 각도는 낮았으며 팔을 뒤로 젖히는 것은 불가능했다. 신체검진 중 환자는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 이 환자를 괴롭힌 원인은 오십견이었다.

    오십견의 정확한 질환명은 ‘유착성관절낭염’으로 어깨 관절 막에 염증이 생겨 관절막이 서로 달라붙거나 틈이 좁아져 어깨가 서서히 굳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중장년층의 발병 원인은 노화가 대부분이며 젊은 층은 지나친 스포츠 활동,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 등 생활습관과 주로 관련이 있다. 젊은 층의 생활습관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전자기기 사용으로 한 자세로 장시간 앉아서 컴퓨터로 일하는 데다 휴식시간에 조차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즐기는 습관과, 자신의 체력범위를 벗어난 무리한 운동으로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습관이 영향을 크게 미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오십견 환자는 연간 70만명 이상으로 어깨질환 중 유병률과 전 국민의 인지도가 높은 질환이다. 하지만 진료를 보다 보면 원인, 증상, 치료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낫는다고 무시하다가 만성 환자로 이환된 경우 회복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오십견의 자연치유는 발병 3개월 미만의 정상범주 내에 있는 환자에 한해서이며, 그 이상으로 진행될 경우 자연치유 확률은 급격히 감소되고, 합병증 발생률은 높아진다.

    전자의 환자는 다행히 염증이 발생하여 통증은 심하지만 관절낭의 유착과 변성이 심하지 않아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실시하며, 체계적인 운동치료와 도수치료를 병행했다. 2주 후 만난 환자는 관절의 움직임이 유연해졌고 낮 동안의 통증이 이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수면 중 통증은 치료 전보다는 호전됐지만 아직 잔존해 취침 전에만 약을 복용하며 운동치료를 지속적으로 하도록 권유했다.

    모든 환자가 이렇게 좋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6개월 이상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고 심한 구축을 보이는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유착된 관절낭을 관절내시경 하 유리술을 실시하게 된다. 수술이라고 해서 피부를 절개하고, 통증, 흉터, 긴 재활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증상의 초기에 원인에 따른 적극적인 치료로 수술이 필요한 단계가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호연 (창원제일종합병원 정형외과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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