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8일 (일)
전체메뉴

갑자기 쓰러진 아이, 부모 속도 쓰린다… 소아·청소년 실신 원인과 예방법

일시적으로 뇌 혈류량 감소하면서 의식 잃는 현상
가슴 답답하거나 속 메스껍고 식은땀 나면 의심해야
심장신경성 실신 흔하지만 외상 있다면 정밀검사를

  • 기사입력 : 2022-03-27 21:47:27
  •   
  • 코로나19로 온라인학습 시간이 길어지면서 많은 소아·청소년의 생활 습관이 불규칙해졌다. 주말이나 방학이 되면 밤늦게까지 전자기기를 사용하다가 취침하거나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식사도 하지 않은 채 더운물로 바로 샤워를 한다. 또한, 아침에 침대에 가만히 누워 오랜 시간 동안 전자기기를 사용하다가 일어나곤 하는데, 이때 자율신경계의 일시적 불안정성에 의한 심장신경성 실신이 잘 발생한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훈 교수와 함께 소아·청소년 실신에 대해 살펴본다.


    ◇실신은= 실신을 흔히 기절이라고 표현하는데, 일시적으로 뇌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속 시간이 짧고 회복이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게 특징인 실신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특히 청소년과 노년층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청소년기 실신은 보통 한두 번 발생하여 일상생활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일부는 빈번하게 재발하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질 때 다치는 등 일상생활에 장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보통 응급실에 소아·청소년 2000명이 찾는다고 하면 그중 한 명은 실신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한다. 주로 15~18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8세 이상의 소아·청소년 모두에게서 실신이 발생할 수 있으며,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에게 더 많이 발생하고 재발률은 약 33% 정도이다.

    ◇실신의 원인= 실신은 매우 다양한 원인과 유발 요인에 의해 나타난다. 조기에 실신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면 실신 재발로 인해 신체적 외상을 입거나 실신을 야기하는 선행 심장 질환으로 향후 심장 돌연사나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실신이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심장과 관련된 심인성, 심장과 관련 없는 비심인성, 그리고 원인 불명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들은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연관될 수 있다.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거나 파킨슨병과 같은 운동장애를 앓는 노인의 경우에는 기립성 저혈압이 가장 흔한 원인 중의 하나이지만 소아·청소년의 경우에는 비심인성인 심장신경성(미주신경성 또는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심장신경성 실신은 △움직이지 않고 장시간 서 있는 경우 △실내 공기가 탁하고 더운 경우(겨울철 히터 밑에 앉아있는 경우 등) △더운물로 오랫동안 샤워를 했거나 목욕탕 사우나를 이용한 경우 △사람이 많은 식당이나 지하철 안에 있는 경우 △장시간 앉아있는 경우 △배가 아파서 혹은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간 경우 △심한 기침을 한 후 △예기치 못한 통증을 겪었을 때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순간 △역겨운 냄새를 맡은 경우 등에 증상이 잘 발생한다.

    ◇실신 전구 증상= 실신을 하기 전에는 대부분 전구 증상을 느끼게 되는데, 가슴이 갑자기 답답해지거나 속이 메스껍고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식은땀이 난다. 이어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하얗게 되면서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지게 된다. 쓰러진 후에는 수십 초 내에 특별한 조치가 없어도 의식을 저절로 회복하지만, 쓰러진 상황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실신의 가장 큰 문제는 언제 쓰러질지 모르며 쓰러지면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만약 운전 중 갑자기 실신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이런 실신이 일어난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진단= 진단에 앞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실신이 발생한 상태에서 의식 소실이 있었는가를 반드시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신 상황에 대해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실신이 있을 당시에 환자 본인은 자신이 어떻게 쓰러졌는지, 의식을 잃고 나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주변인이나 부모님이 상황을 기억해 병원 방문 시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진을 통해 대략 50% 정도의 환자에게서 실신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으며, 심각한 병이 숨겨져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경우 더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운동 중 실신한 경우, 심한 운동을 할 때만 실신이 생긴 경우에는 심장병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소아·청소년기에는 보통 심장신경성 실신이 가장 흔하기 때문에 기타 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실신이 여러 번 생긴 경우라든지 한 번의 실신으로 심한 외상을 입었다면 이외 다른 정밀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기립 경사도 검사는 자율신경성 실신을 확인할 수 있는 확진 및 정밀 검사이다. 테이블에 20분 정도 누워 안정을 취한 후, 테이블을 75도 정도로 세워 다시 20분간 환자의 심박동수와 혈압의 변화, 전구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하는데, 민감한 환자일 경우 기립 경사도 검사 중에 실제로 실신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일반 혈액검사(빈혈이나 혈당 전해질 이상 확인), 심장초음파 검사(심장병 여부 확인), 24시간 심전도 검사(부정맥 여부 확인), 운동 부하 검사(운동 중 실신한 경우 시행), MRI(신경학적 진찰에 이상이 있는 경우) 등 다양한 검사를 시행한다.

    ◇치료= 실신의 치료는 발병 원인에 따라 다르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신을 일으킬 수 있는 유발 요인을 피하는 것이다. 실신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환자일 경우 본인이 실신하는 상황을 미리 알고 그러한 상황을 피해야 한다. 또한, 실신이 예상되는 전구 증상이 느껴지면 넘어질 때 외상을 입지 않도록 얼른 앉거나 바닥에 눕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자주 양 손바닥을 서로 마주 잡고 꽉 누르거나 양다리를 꼬는 등 자세를 취하는 것이 실신 예방에 도움이 되며, 하체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실내 자전거 타기, 오리걸음 걷기 등)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말이나 방학 때 밤늦게 자고 아침 늦게 일어나는 불규칙한 생활 방식을 지닌 소아·청소년의 경우 습관 개선을 우선으로 하고,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하고 학교에 가야 한다. 그리고 뜨거운 물에 오랫동안 서서 샤워하는 것을 피하고, 평소 충분한 수분과 염분 섭취가 권장된다. 만약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실신이 반복된다면 미도드린 등의 약제를 사용해볼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훈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에 실신이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보통 큰 후유증이나 합병증 없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쓰러지면서 외상이나 다른 뜻밖의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신 횟수가 잦다면 각별히 신경 써야 하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꼭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 도움말=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훈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진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