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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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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없는 경남, 승리도 없었다

골키퍼 모두 코로나·부상 당해
미드필더 이우혁 대타 출장
부천FC와 진주 홈 경기 2-3 져

  • 기사입력 : 2022-04-18 0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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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에서 필드 플레이어인 미드필더가 골키퍼로 선발 출장하는 희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경남FC는 지난 16일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10라운드 부천FC1995와의 경기에서 골키퍼를 출전시키지 못했다. 골키퍼 4명 중 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1명은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했기때문이다.

    지난 16일 오후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 부천FC 경기 종료를 앞두고 경남의 골키퍼 교체 모습. 수비수인 김종필(오른쪽)이 골키퍼로 투입되고 이우혁이 필드플레이어 유니폼으로 갈아입기 위해 경기장에서 나오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16일 오후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 부천FC 경기 종료를 앞두고 경남의 골키퍼 교체 모습. 수비수인 김종필(오른쪽)이 골키퍼로 투입되고 이우혁이 필드플레이어 유니폼으로 갈아입기 위해 경기장에서 나오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앞서 경남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경기 연기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맹은 코로나 감염자 외 최소 17명(골키퍼 1명 포함) 이상 선수 구성이 불가능할 때에만 경기 연기가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하지만 코로나 외의 부상자는 선수 구성에서 제외되지 않기 때문에 골키퍼가 부상으로 없는 상태라고 해도 경기는 진행해야 했다. 연맹 측은 부상자를 포함할 경우 편법 혹은 꼼수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축구에서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현행 규정은 손을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설기현 감독은 이우혁이 그나마 미드필더 출신이고 후방 빌드업이 가능하면서 신체조건도 좋기 때문에 골키퍼로 투입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우혁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경남은 3실점을 했지만 이우혁이 골키퍼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실수를 하거나 막을 수 있는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

    경남은 전문 골키퍼 부재 속에도 티아고의 멀티골 활약으로 경기 종반까지 2-2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면 경남은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설기현 감독의 갑작스런 골키퍼 교체는 막판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설 감독은 이우혁을 본 포지션인 미드필더로 위치를 변경하고 대기명단에 있던 김종필을 골키퍼 자리에 투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이우혁이 급하게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재투입을 준비하고 있던 사이 부천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요르만의 헤더 극장골이 터지고 말았다. 결국 이 골이 결승골이 되면서 경남은 2-3으로 패했다.

    설기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교체 시간을 두고 심판진과의 소통에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무리한 교체로 경기 막판 흐름의 변화가 오히려 독이 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설기현 감독도 “결과적으로는 안정적으로 가는 게 맞았다. 실수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경남은 이날 경기를 아깝게 놓치면서 17일 현재 올 시즌 2승 2무 6패(승점 8점)로 9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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