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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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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꽃가루 알레르기 치료법

류효인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4-25 0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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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봄마다 알레르기 비염과 기관지 천식으로 고생한 김모 씨는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을 달고 살았다. 의사의 권유로 1년 전부터 대학병원에서 약물치료와 함께 면역치료를 시작한 김모 씨는 증상이 호전되자 올해 약물치료를 중단하고 면역치료만 유지했다. 꽃가루가 날리는데도 콧물, 재채기, 기침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김씨는 현재 매달 한 번씩 면역주사 치료만 시행하면서 지내고 있다.

    알레르기 면역치료는 천식과 비염 등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법으로, 원인 물질인 알레르겐을 점진적으로 투여함으로써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인 약물치료는 치료를 중단할 때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 또는 장기간에 걸친 간헐적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면역치료는 3~5년 이상 치료를 하다 중단하더라도 그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며, 비염 환자의 경우 천식으로 진행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면역치료를 하면 약물을 사용하지 않거나 적은 양의 약물만 사용해도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약물치료만 하는 경우 다른 꽃가루에 의해 추가로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지만, 면역치료를 하면 추가적인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모든 천식, 비염 환자에게 면역치료가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개털이나 고양이 털 등에 의해 유발되는 알레르기성 천식과 비염 치료에 면역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므로, 면역치료 전에 알레르기 원인에 대한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면역치료는 투여 방법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피하(피부밑)로 주사를 놓는 피하면역요법과 혀 밑에 약을 넣는 설하면역요법이 있다. 피하면역요법에서 첫 2~3개월 동안은 증량 기간으로 매주 주사를 맞게 되고, 이후는 유지 기간으로 약 3~5년 이상 매달 한 번씩 주사를 맞게 된다. 증량 기간 동안 매주 병원 방문이 어려운 경우, 2~3개월의 과정을 5일간 입원해 시행하는 급속면역요법으로 대체하고, 이후 매달 주사를 맞는 유지 기간으로 넘어가는 방법도 있다. 반면 설하면역요법은 집에서 매일 또는 1주에 2~3회 혀 밑에 약을 투여하는 방법이다.

    면역치료를 중단한 후에도 지속해서 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3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므로 75세 이상의 고령 환자, 암 환자, 유학이나 군 입대 전 등 지속적인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시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심장병, 특히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는 면역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면역치료를 시행하는 중에 임신은 가능하다. 부작용은 대부분 초기 치료 시 발생하는데, 주로 면역 치료제 투여 부위에 가려움증, 발적, 부종 등 국소 부작용이 나타난다. 국소 부작용이 발생하면 항히스타민제 복용으로 쉽게 호전된다. 전신 두드러기나 쇼크, 천식 증상의 급성 악화 등과 같은 전신반응은 0.01~0.3% 정도로 드물게 나타나며, 주로 주사 면역치료의 초기 치료 후반부에 나타난다. 전신반응도 국소 부작용과 마찬가지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반응에 따라 면역 치료제 투여량을 조절함으로써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류효인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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