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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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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중형조선·기자재업체 인재 유출 ‘홍역’

대형조선사, 생산·기술·연구 등 경력직 채용에 하위 업체 인력난
“장기적 산업 생태계 활성화 위해 신규 인력 확보· 교육 준비해야”

  • 기사입력 : 2022-06-02 01: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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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중형조선사와 조선기자재 중견기업들이 우수 기술·연구 인력들의 유출로 홍역을 앓고 있다.

    최근 대형조선사가 생산직을 포함한 사무·연구까지 경력직으로 대거 뽑으면서 도내 하위 관련 업체들의 인력난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한국조선해양을 보유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생산·사무·기술·설계·연구 등 전 분야에 걸쳐 상반기 경력사원 모집을 진행, 지난달 합격자 발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초대형선박)-현대삼호중공업(대형선박)-현대미포조선(중형선박)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데다 한국조선해양에서 자체 개발한 엔진을 이들 조선사에 탑재하고 있는 조선·해양·엔진기계 글로벌 기업이다. 때문에 이번 광범위로 이뤄진 상반기 채용으로 도내 조선 관련 업체들에 동시다발적인 후폭풍을 낳고 있다.

    경남신문 자료사진.
    경남신문 자료사진.

    지역의 한 중형조선사 관계자는 “개인이 이직을 하는 부분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보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10~15년차로 혼자 일 헤쳐 나갈 수 있는 직원들이 빠져나가다보니 회사와 직장동료로서는 갑작스러운 공백에 당황스럽고, 허탈할 뿐”이라고 전했다.

    도내 조선기자재 중견기업 홍보담당자도 “지난해 말부터 기존 전문 인력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대형조선소로 이동하면서 많이 어려웠다. 어떤 조직은 부서 존폐에 위협을 느낄 정도”라고 털어놨다.

    때문에 중형조선사들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대형조선사로의 인력 이탈에 대해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중형조선사의 인력 유출은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인력 이탈 우려로 번지고 있다. 지역 한 조선기자재업체는 “현대중공업으로의 인력 이동이 마치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대형조선사에서 경력직을 채용하면 중형조선사에서는 조선기자재업체에서 인력을 충원하는 구조로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안 그래도 채용이 어려운 상황인데 인력 공백이 발생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장기적인 조선산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업계 간 인력 이동보다는 신규 인력의 확보와 교육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남대 김영훈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조선산업 생태계 내에서의 고용 인력 확보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격이다. 이런 식의 인력 확보는 노동시장 교란으로 지양해야 한다”며 “지금의 조선 산업은 그 동안 쌓은 기술인력의 풀이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재 대형조선사들은 기술 역량과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에 신규인력을 뽑고, 교육을 시켜 인재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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