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주말ON- 책] 뜨거운 미래에 보내는 편지

MZ세대 환경운동가가 전하는 기후위기

  • 기사입력 : 2022-08-26 07:54:23
  •   
  • 지구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북극의 영구 동토층이 녹아내리고 세계 곳곳에서 최악의 가뭄과 산불, 폭우 등 각종 자연재해가 빈발한다.

    거대 재앙 앞에서 인간은 절망감과 무력감, 비통함을 경험하곤 한다. 그중에서도 MZ세대에게 기후위기는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절박한 현실이다. 그래서 이들의 기후 절망감은 기성세대보다 더욱 깊다.

    1990년생 젊은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환경운동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기후위기를 체험하며 느낀 절망과 슬픔, 그리고 희망을 담은 이번 책을 미래의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펴냈다.

    10여년간 환경운동 최전선에서 활동한 저자
    기후위기 접하며 느낀 절망·슬픔·희망 담아

    미래의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환경운동 경험·성찰, 현실적 한계 등 풀어내

    인문학·지질학적 지식 외 예술분야 사유 녹여
    절망적이고 불확실한 미래 위해 연대 강조

    뜨거운 미래에 보내는 편지 저자 대니얼 셰럴 출판 창비, 356쪽 가격 2만원

    저자는 기후변화, 환경문제, 기후 비상사태 등으로 불리는 기후 재난 상황을 특정한 한 단어로 규정짓지 않고 ‘그 문제’(the Problem)라 지칭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재난의 불가피성과 복잡성을 한층 세심하게 전한다.

    1부에는 저자가 대학에 입학하며 총체적이고 압도적인 ‘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각종 재해를 마주하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음을 고백하는 내용을 담았다.

    직접 환경운동을 조직하고 어떻게 구체적인 실천을 이어나갔는지, 그리고 환경운동가이자 청년의 입장에서 점차 소멸해가는 세계에서 성장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솔직하게 고백한다.

    2부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공식 선언한 이후의 이야기를 전한다. 환경운동은 후퇴하는 듯 보였고, 활동가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들은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했다.

    저자는 과도한 업무와 일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감당하기 어려워 괴로워했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개인 상담을 받기도 하는 등 자신이 어떻게 그 괴로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를 털어놓는다. 이 경험은 저자가 스스로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고, 새로운 활동에 뛰어들 또다른 동력을 제공해주었다.

    셰럴은 이 긴 편지의 말미에서 다가올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어쩌면 절망을 느낄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솔직히 고백한다. 그러나 절망에 넘어지지 않고 나아가는 용기, 지구를 공유하는 모든 존재와 함께하는 연대가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한편의 자전적 에세이이자 내밀한 고백을 담은 편지이기도 한 이 책에는 저자 셰럴의 폭 넓은 인문학적·지질학적 지식은 물론 문학, 영화,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사유가 담겨 있다.

    기후위기와 환경운동을 둘러싼 경험과 깊은 통찰, 그리고 진심 어린 감정으로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 한편, 이 절망적인 두려움이 얼마나 현실적이며 시급한 문제인지 직면하게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 어떤 빚을 지고 있는지, 소멸해가는 미래를 지켜보며 어떻게 싸워나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비통함을 딛고 행동할 수 있을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써내려간 이 애정과 연대의 메시지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다.

    저자 대니얼 셰럴, 출판 창비, 356쪽 가격 2만원

    양영석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양영석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