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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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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그레이브스병

김혜인(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8-29 08: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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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근거림, 손 떨림, 식욕 증가, 체중감소, 불안감, 불면증, 설사 등 증상은 모두 체내의 말초조직에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공급되어 나타나는 특징적인 임상 양상이다. 우리는 이를 ‘갑상선중독증’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전신에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다 보니 다른 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다른 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두근거림을 부정맥으로 오인하거나 불안감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경우가 있으며, 지속되는 설사로 내시경을 받았으나 원인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이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만 정확한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 한 번쯤 의심해 봐야 하는 질병이다.

    갑상선중독증은 크게 갑상선기능항진증(갑상선에서 갑상선호르몬이 과잉 생산되고 분비)이 원인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흔히 우리가 그레이브스병이라 부르는 미만성 독성 갑상선종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원인인 경우로, 갑상선중독증 중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다. 이러한 이유로 갑상선중독증과 그레이브스병을 혼용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갑상선중독증일지라도 그레이브스병이 아닐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분명히 구분하여 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갑상선호르몬 검사를 통해 갑상선중독증이 확인되었더라도 무조건 그레이브스병으로 진단하고 항갑상선제로 갑상선을 억제할 것이 아니라,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아닌 경우(예: 갑상선염)를 염두에 두고 감별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진단을 위해서는 임상 양상, 갑상선 기능검사, 갑상선 자가항체 측정, 갑상선 스캔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용체에 대해 항체를 형성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우리 몸의 호르몬 요구량과 상관없이 자가항체가 갑상선을 지속해서 자극하고 이로 인해 갑상선호르몬의 과다분비 및 갑상선 비대를 유발하여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발병 원인을 뚜렷하게 한가지로 특정할 수 없지만, 주로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이 여러 환경요인(흡연, 스트레스, 바이러스 감염 등)에 노출되면서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이브스병은 두근거림, 손 떨림, 식욕 증가 등 갑상선중독증 증상 외에도 갑상선 안병증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눈의 염증 및 눈 주위의 조직이 부풀어 오르고 튀어나오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안구 증상은 모든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그레이브스병 환자의 약 17% 정도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어 눈이 뻑뻑하거나 부종 및 충혈, 안구 돌출 등의 증상이 있다면 안병증을 같이 의심해 조기에 치료받아야 한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수술치료, 방사성 요오드치료로 나뉘며, 각 치료법 모두 장단점이 달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알맞은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통 일차적인 치료로 약물치료를 선호하는데, 약물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일상생활에서 악화 인자를 피하는 것이다.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감염 등은 그레이브스병의 발병 및 악화와 관련 있으므로 피해야 하며, 특히 안병증이 있다면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그레이브스병을 치료하지 않고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 증상으로 인한 불편함은 물론 심장질환, 뇌 질환, 갑상선 중독 위기 등과 같은 질환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인근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혜인(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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