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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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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지역 산학융합 활성화 (1) 경남창원산학융합지구

산학 공간통합·현장중심 교육으로 ‘기업 맞춤인재’ 키운다

  • 기사입력 : 2022-09-20 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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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시행하는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이 지역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은 산업단지와 대학을 공간적으로 통합하고, 현장 중심의 산학융합형 교육시스템을 도입해 산업현장에서 R&D(연구개발)-인력 양성-고용이 선순환되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게 목적이다.

    지난 2011년 경기도 시화·반월지구, 전북군산새만금지구, 경북구미왜관지구 등 3곳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17개 산학융합지구가 조성되어 있다.

    2014년 선정된 경남창원지구는, 경남창원산학융합원이 운영 주축이 돼 다양한 산업인력양성사업을 바탕으로 기업지원, 취·창업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본지는 경남창원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 내용과 성과, 기업지원 사례 및 청년 고용창출 효과 등을 3차례 걸쳐 소개하고, 이를 통해 사업의 지속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물류부지에 있는 경남창원산학융합원 기업연구관 전경./경남창원산학융합원/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물류부지에 있는 경남창원산학융합원 기업연구관 전경./경남창원산학융합원/

    ◇산학융합지구란= 창원국가산단을 비롯한 우리나라 산업단지는 제조업 생산과 수출, 고용 등에 있어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지만, 산업단지의 노후화와 청년층 및 전문기술직들의 취업 기피로 생산 및 연구인력 등의 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산합융합지구는 산업단지와 대학, 기업이 하나의 건물 또는 일정 면적의 단지 내에서 공동으로 입지해 일시적인 산학연계가 아닌 지속적이고, 동반자적인 관계를 유지해 학제 간 연구를 활용한 기술융합적 협력을 추구하는 게 목적이다. 공간적 통합을 통한 현장 맞춤형 인재양성으로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하고, 강소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생산 중심의 산업단지를 생산·연구·교육·문화 기능이 함께하는 창조융합공간으로 재창조하는 사업이다.

    산업과 학습을 융합한 산학융합지구의 사업은 크게 산학융합 거점공간 조성과 산학융합촉진으로 구분된다. 산학융합 거점공간 조성은 산업단지내에 캠퍼스관과 기업연구관을 구축해 R&D(연구개발)기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며, 산학융합촉진은 산학융합 거점 공간을 바탕으로 현장맞춤형 인력양성 및 중소기업의 R&D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7년 열린 경남창원산학융합지구 개교식.
    2017년 열린 경남창원산학융합지구 개교식.

    ◇경남창원산학융합지구는= 경남창원산학융합지구는 창원 산업단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물류부지에 지상 8층, 면적 6944㎡의 산학캠퍼스관과 지상 7층, 면적 7493㎡의 기업연구관을 지난 2017년 7월에 준공했다. 경남창원산학융합지구의 관리·운영은 경남도, 창원시,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전 대학(경상국립대, 경남대, 마산대) 및 유관기관(전기연구원, 재료연구원, 경남테크노파크, 창원상공회의소) 등으로 이사회를 구성한 비영리 법인단체인 (사)경남창원산학융합원이 맡고 있다. 현재 법인 이사장은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이 역임하고 있으며, 융합원 원장으로는 박성길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장이 겸직하고 있다.

    의창구 팔용동에 마련된 산학캠퍼스는 2017년 9월부터 개교해 경상국립대학교와 경남대학교, 마산대학교 등 3대 대학 6개 학과 300여명의 학생이 이전했다. 이들 학생들은 대학 캠퍼스가 아닌 기업체가 교육에 참여하는 산학캠퍼스(팔용캠퍼스)에서 학업을 수행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기계융합공학과와 기계융합공학대학원, 기계항공공학대학원은 창원국가산단 기업연구소와 함께 공학 지식과 기업실무를 겸비한 창조형 연구개발(R&D)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경남대는 기계공학과 및 대학원을 이전해 현장실습과 인턴근무, 해외기술연수 등을 통해 기계시스템 전문 기술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마산대 스마트전기과 역시 ICT융합 실무전문가를 양성해 학생들이 입학과 동시에 산학융합지구에 입주한 기업연구소에 취업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그 기업에 맞는 정보통신기술(ICT)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산학캠퍼스·기업연구관= 경남창원산학융합원은 4차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산학캠퍼스관에 경남의 주력산업인 기계제조산업에 ICT를 접목할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 실습 교육장을 구축해 창원산단에 스마트제조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산학캠퍼스관 외에 기업연구관도 마련, 중소기업의 산학협력 R&D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역기업의 부설연구소 입주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는 제조업 25개사, ICT기업 8개사, 그 외 전문 기술서비스업 등 총 42개사가 입주해 있다. 또한, 취업연계와 창업지원을 위해 기업연구관 7층에는 우수 인재를 기업에 채용·알선하기 위한 취업지원 공간을, 2층에는 신성장산업으로의 기술창업을 유도할 수 있는 창업지원 공간을 구축해 인재공급-R&D-기술창업이 한 공간에서 이뤄지도록 인프라를 조성한 게 특징이다.

    ◇지원 사업과 교육은?= 경남창원산학융합지구 사업은 산학캠퍼스관 및 기업연구관 등 산학융합 기반 인프라를 조성하는 1단계 사업과 조성완료된 산학융합지구를 통해 산학융합을 확산하는 2단계 사업으로 구분된다.

    정부의 인프라 구축 재정지원이 이뤄진 1단계 사업인 산학융합지구 조성기간(2014.12~2019.6)에는 ‘산학융합을 통한 기계융합 인력양성 및 혁신 기술개발Hub 구축’을 목표로 현장 맞춤형 교육과정이 217건 시행됐다. R&D기반 현장맞춤형 교과 과정과 근로자 평생학습, 중소기업 역량강화 지원 등의 산학융합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에 참여한 이전학과 학생 중 289명이 취업됐으며, 재직자 약 1500명이 중소기업 계약학과 등 근로자평생학습 교육을 수료했다. 또한, 산학융합R&D 등 기업 애로해결을 위한 기업지원도 500건 이뤄졌다. 이러한 사업 성과로 산업부의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 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지구로 선정됐으며, 2019년도에는 중기부의 산업단지 스마트공장 전문인력 양성사업 기관으로 선정돼 스마트제조혁신을 위한 스마트공장 실증Lab 8개실을 산학캠퍼스관에 구축하기도 했다.

    산학융합지구조성이 완료된 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산학융합촉진지원사업이라는 2단계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산학융합촉진지원사업은 산학협력경력 15년 이상의 현장전문가들을 산학협력전담전문가(컨페서·Con-fessor)로 위촉해 기업 애로사항과 기술개발 목표를 상시 청취하면서 R&D기반 프로젝트Lab을 통한 산학협력을 유도해 기업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프로젝트LAB 경진대회 대상팀이 자체 제작한 UAE를 평가위원들에게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프로젝트LAB 경진대회 대상팀이 자체 제작한 UAE를 평가위원들에게 발표하고 있다.

    ◇프로젝트Lab 교과과정= 산학융합지구의 주요 핵심사업으로 기업의 기술애로문제를 기업과 대학 교수·학생이 팀을 구성해 정규 교과과정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Lab이 대표적이다. 기존 산학협력이 대학 교수가 주도적으로 진행했다면, 프로젝트Lab은 기업이 개발하고자 하는 연구개발 아이템을 대학생들이 학기 과정을 통해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접목해 개발하는 R&D와 산업현장맞춤형 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연구개발과 함께 팀을 이뤄 참여한 학생들 중 우수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고, 학생들은 현장 실무지식 습득을 통해 졸업 후 바로 기업에서 활용 가능한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지난해 총 14개 기업이 프로젝트Lab 과제를 진행했는데, 이 가운데 6개사에 9명의 프로젝트Lab 참여 학생이 해당 기업에 취업했으며, 산학융합촉진지원 사업 프로그램으로 배출된 97명의 이전학과 학생 중 61명이 취업했고, 이 중 43명이 지역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프로젝트LAB 경진대회에서 수상팀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프로젝트LAB 경진대회에서 수상팀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Lab에 참여했던 ㈜나산전기산업 문성춘 연구소장은 “마산대 스마트전기과(주석민 교수)와 함께 자기장을 이용한 하베스팅 자기유도 복합소재 무선센서 기술을 개발해 마이크로 컨트롤러 회로 설계기술에 대한 독립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참여한 학생연구원의 잠재력을 확인, 기업에 필요한 우수 인재 3명을 채용해 더욱 의미가 있었다”면서 “지속적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산학협력전문가로 위촉된 컨페서들이 기업현장을 직접 방문해 기업애로를 발굴하고 기술지원과 산학협력연계,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전주기적 지원을 통해 지난해에만 40개사에 264차례에 걸쳐 기술지원이 진행됐다. 컨페서들의 상시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만족도 조사 결과, 평균 전체 97.4점으로, 컨페서를 통한 기업 애로해결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컨페서를 통해 산학협력 사업을 추진한 ㈜CIS 문상준 대표는 “사내 개발 인력이 수행하기 어려웠던 AI기술을 이용한 광학 영상 복원 및 분석기술에 대한 핵심 엔진을 개발하고 오판독 성능 시험 결과 목표치 97% 대비 2%를 초과 달성해 99%에 이르는 AI 엔진을 개발 했다”며 “중소기업의 부족했던 연구역량을 경상국립대(추원식 교수팀)와 함께 추진해 현장 검사 장치의 판독 성능을 높일 수 있는 AI엔진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전략화 사업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올해에도 경남대 기계공학부(박태현 교수팀)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에스제이솔류션(대표 강문기)의 기업수요가 접목된 ‘소비자 맞춤형 프리미엄 도넛 자동화 기계 개발’과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Lab이 총 16건이 진행되고 있다.

    경남창원산학융합원 박성길 원장은 “기계제조산업의 경기침체에 따른 우리지역 경제성장률 둔화와 이에 따른 인구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기존 전통제조산업에 ICT를 융복합하는 산업현장의 디지털전환이 필수불가한 상황으로 이를 위한 제조혁신인적자원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재와 같이 대학주도의 일방적인 인력양성 시스템으로는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며 “기업주도의 교육시스템 개편과 인력공급이 아닌 인재를 육성하는 시스템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이어 “산학융합지구가 기업-지자체-대학-연구기관 등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육성하고, 지역산업현장으로 공급하는 혁신자원공유지로 전환시켜 나가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 경남도와 창원시가 경남창원산학융합지구 지원조례를 제정해 지자체 차원의 지속적 지원을 위한 토대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전국 13개 산학융합지구 중 6개 지구는 지자체에서 그 필요성을 인정해 ‘산학융합지구 지원조례’를 제정했으며, 산학융합지구 지정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도 산학융합지구를 유치한 각 지자체에 지원조례 제정 협조를 요청한 상태이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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