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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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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함양에서 새 삶 일구는 손영현 운림농원 대표

시골청년의 ‘귀농(貴·귀할 귀)’ 된 귀농(歸·돌아올 귀) … “땀 흘린 만큼 돌아옵니다”

  • 기사입력 : 2022-12-22 0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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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전히 나의 일을 하고 내가 노력하는 만큼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에 더 열심히 매진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촉탁직으로 일하면서 2년간 출퇴근 전쟁을 겪은 시골 청년은 대한민국 서울 생활이 녹록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인천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2시간이 걸리는 여러 차례의 지하철 환승과 하루 평균 4시간의 길고 긴 출퇴근을 하며 인간다운 생활에 의문을 품었다. 결국 그는 귀농해 나의 일을 해보자고 결심했다.

    손영현(47) 운림농원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손영현 함양 운림농원 대표가 지난 8일 미국 동부지역과 괌 지역에 수출할 매실차와 ABC주스, 사과즙 등 9t을 선적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손영현 함양 운림농원 대표가 지난 8일 미국 동부지역과 괌 지역에 수출할 매실차와 ABC주스, 사과즙 등 9t을 선적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부산에서 1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2006년 5월 1일 어머니의 고향인 함양에 귀농하면서 처음으로 사업자등록증을 냈으며, 나름대로 치밀한 귀농 준비를 하는 등 두 차례의 가공시설 건립을 통해 2014년 이후로 지금의 가공시설이 있는 백전면 동백마을 끝자락에서 식품가공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운림농원 66㎡(30평) 임대로 시작해 현재 가공시설 165㎡ 2개와 저온시설 66㎥ 규모로 확장했다. 또 하루 4t가량 착즙이 가능한 각종 추출기기와 포장기기 등을 갖췄다.

    손 대표는 이런 시설과 설비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2006년 5월 1일 이후부터 조금씩 준비를 하며, 해마다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고 박람회를 다니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등 운림농원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운림농원의 시작은 다류인 감잎차 생산에서 당귀, 헛개나무 열매 등 특용작물 가공식품으로 이어졌다.

    손 대표는 “감잎차가 좋았던 것이 버려진 폐 감 밭을 이용해 잎만 수확하는 것이라 일단 무게가 가볍고 고부가가치에 저장기간도 2년으로 길어 처음 시작하기에 좋은 아이템이었다”며 “지금은 주력이 바뀌었지만 첫 시작은 감잎차를 시작으로 헛개열매, 당귀, 황기, 감초 등의 약재류 취급으로 범위를 늘렸으며 여기에 유통 관계자의 도움이 있어 판매가 수월했다”고 말했다. 이어 “1차 농산물을 단순 가공하다가 거래처의 제안으로 가공제품을 만들게 되어 오늘날 가공시설로 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운림농원에서 생산한 매실차와 ABC주스, 사과즙 등 9t을 미국 동부지역과 괌 지역에 수출 선적을 지난 8일 했다./서희원 기자/
    운림농원에서 생산한 매실차와 ABC주스, 사과즙 등 9t을 미국 동부지역과 괌 지역에 수출 선적을 지난 8일 했다./서희원 기자/

    운림농원의 사업 확장과 동시에 손 대표는 개인적으로 1년에 하나씩 자격증을 취득하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그는 “단순 관행의 농업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기에 농기계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해 경남농업기술원에서 숙식하며 농기계 작동법을 교육받았다”며 “지금은 농기계정비기능사 등 굴삭기, 지게차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가공업에 도움이 되는 장아찌제조사와 효소관리, 장류제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특용작물 당귀를 키우면서 “땅의 기운으로 키운 작물은 한 곳에서 오래 생산하게 되면 연작장애가 발생하고, 퇴비 및 토양 개량 등에 신경 쓰지 않으면 농작물의 결과물은 좋지 않다는 것을 해마다 경험을 통해 배웠다”며 “인풋(Input·투입)이 있어야 아웃풋(output·산출)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 공짜는 없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8년 전 경남도에서 처음 수출상담할 때가 생각난다며 “지역의 특산물인 오미자청(차)을 만들었는데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살균처리 없이 바로 중국 바이어를 앞에 두고 뚜껑을 열었다가 그만 발효가 진행되어 넘치는 일이 발생했다”고 털어놓았다.

    ABC주스.
    ABC주스.
    매실청 상품.
    매실청 상품.

    그러면서 “국내에서 문제없던 제품이 드라이 컨테이너로 3개월 걸려 미국으로 건너가서 발효가 진행되어 폭발해 바이어의 항의가 있었다”며 “상황을 전해 듣고 바로 새롭게 살균온도를 더 올려 제품을 안정화시키고 비싼 항공우편으로 바로 보내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신속한 문제 해결을 통해 바이어와의 신뢰관계가 더 돈독해졌다고 했다.

    또, 그는 “농원 일을 하면서 정말 세상일은 한 번에 다 이루어지지 않고 발생하는 문제점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면서 헤쳐 나간다는 것을 알았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매실청 당절임.
    매실청 당절임.

    운림농원은 2006년 첫해 300만원 매출로 시작으로 2010년 초 연 3억원까지 올랐다. 개인농원의 입장에서는 많은 소득을 올렸지만 지금은 국내외 환경 변화와 온·오프라인 경쟁 과열, 그리고 코로나19 펜데믹 등으로 많이 줄어든 상태다.

    손 대표는 “매년 나가는 미국 동부지역에 매실청(차) 8t 수출을 끝으로 올해의 큰 작업은 마무리를 할 예정이며, 12월 이후에 시작되는 운림농원 주력제품인 제주 흙당근을 사용하는 ABC주스 생산을 위해 산지 점검 및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내년 목표치를 세우고 다시 도전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사과즙 공정 과정.
    사과즙 공정 과정.

    또 “개인적으로 내년에는 바이어의 요청이 있는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위생시설을 꼭 이루고 싶다”며 “새로운 위생 규정에 맞는 분석 측정에 대한 공부를 하고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싶다”고 신년 포부를 밝혔다.

    손영현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신제품을 만들어 테스트도 해보고 바이어 반응도 보는 등 특용작물·농산물 제품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일에 있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리라 다짐했다.

    글·사진= 서희원 기자 seh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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