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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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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불면증

정영인 (창원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12-26 0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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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영인 창원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지금도 나는 의사가 처방해 준 약에 의지해 잠들 때가 많다. 불면증은 교구장 시절에 얻은 병인데 아직도 그 약을 끊지 못하고 있다.” 2005년도에 발간된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불면증에 대해 얘기하면서 굳이 국민의 추앙을 한몸에 받았던 고 김수환 추기경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불면증이 흔한 증상이고, 거의 대부분 약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수면은 뇌파를 바탕으로 크게 서파(slow wave)수면과 꿈꾸는 수면으로 구분되는 중요한 생체리듬이다. 꿈꾸는 수면을 빠른 안구운동이 동반된다고 해서 급속안구운동기(rapid eye movement, REM)수면이라고도 한다. 서파수면은 깊은 수면으로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REM수면은 각성기 뇌파소견을 보이고 수면의 후반부로 갈수록 증가한다.

    수면은 생리적으로 첫째,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부분을 회복하는 기능을 한다. 둘째, 낮 동안의 생존기능과 본능적 보존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조절한다. 셋째, REM수면 동안 낮에 학습된 정보를 재정리해서 불필요한 건 버리고 중요한 것은 재학습하여 기억한다. 넷째, 불쾌하고 불안한 감정이 꿈과 정보처리를 통해 정화되어 기상 시 상쾌한 기분을 갖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성장이 활발한 신생아에서는 REM수면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불면증은 최소한 한 달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수면 유지가 힘들어 사회적, 직업적 기능의 현저한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원발성(일차성) 불면증과 이차성 불면증으로 구분한다. 원발성 불면증은 뚜렷한 신체적, 정신의학적 원인 없이 발생하는 불면증으로 잘못된 수면습관이 악화나 만성화의 원인이다. 이차성 불면증은 기저질환으로 발생하는 불면증으로서, 흔한 기저질환으로는 우울장애, 불안장애, 알코올의존 등이 있고 신체질환으로는 야간근육연축, 위식도역류, 수면무호흡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이 있다.

    불면증의 치료 원칙은 첫째, 정확한 진단 과정을 통해 불면증의 원인을 제거한다. 둘째, 수면위생을 통해 건강한 수면 습관을 기른다. 셋째 약물요법이다. 수면제는 종류에 따라 수면유도, 수면유지, 기상 후 각성상태, 내성 및 의존성이 각기 다르므로 불면증의 상태를 잘 파악하여 이에 맞는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올바른 수면습관으로 첫째, 규칙적인 수면-각성 주기를 유지한다. 즉 정시에 자고 정시에 일어난다. 둘째, 낮잠을 피하고 아무 데서나 드러눕지 않는다. 셋째, 평소의 수면시간 만큼만 침상에 머무른다. 넷째, 소음이 차단된 안락한 수면환경을 조성한다. 다섯째,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량을 유지한다. 여섯째,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침상에서 나와 가벼운 독서 등을 하다가 잠이 오면 다시 침상에 든다. 일곱째, 침상에서 그날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자기 전 따뜻한 우유는 도움이 되고, 알코올은 수면유지를 방해하기 때문에 삼가하는게 좋다. “잠이 오지 않으면 누워서 걱정하지 말고 일어나서 무언가를 하라. 당신을 괴롭히는 것은 잠을 못자는 것이 아니라 걱정이다.” 데일 카네기의 말이다.

    정영인 (창원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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