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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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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한랭질환

안성준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1-09 0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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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몸은 갑작스러운 추위에 노출될 경우, 신체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한랭질환에 특히 취약해질 수 있다. 한랭질환이란 추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질환으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이 대표적이다. 발생 원인이나 개인에 따라 여러 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나, 그중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고, 주의해야 할 질환은 동상과 저체온증이다.

    동상은 장시간 추운 환경에 노출되어 활동하는 군인 또는 동계 운동선수, 야외 근로자 등에서 발병하며 주로 코, 귀, 손가락, 발가락 등의 노출 부위에 발생한다. 정도에 따라 영구적인 조직 손상, 저체온증 및 장기부전 등의 전신적인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동상은 1도, 2도, 3도, 4도 동상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1도 동상의 경우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중심부가 창백해지고, 주변부가 붉게 변하며 부어오른다. 2도 동상은 피부가 검붉어지고 부어오르며 수포를 동반한다. 그리고 3도 동상은 피부 조직 전 층에 동상이 진행되면서 감각이 소실되고 혈성 수포가 형성된다. 마지막으로 4도 동상일 경우 피하 구조물까지 동상이 진행되어 괴사하기 시작한다. 저체온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저체온(35℃ 미만) 상태를 말한다. 겨울철 한랭한 기후로 인한 체온 저하로 주요 장기 기능 저하가 일어나 대사성 이상 및 의식 처짐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

    동상 또는 저체온증 등과 같은 한랭질환 환자를 발견하면 가능한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즉각적인 치료가 어려운 경우 추가적인 한랭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우선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장소에 온기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젖은 옷이나 신발 등을 제거한 뒤 마른 담요 등을 이용해 감싸도록 한다. 이외에도 핫팩 등 지속 가능한 가온 수단을 환자에게 적용한다. 환자 의식이 명료하며 전신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경우에는 따뜻한 음료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이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일시적 가온이 아닌 이송 및 전문 진료를 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따뜻한 환경을 유지해줘야 한다. 동상으로 사지가 뻣뻣할 경우에는 환자를 다룰 때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이도록 유의해야 한다. 얼음으로 환부(병이나 상처가 난 자리)를 비비는 것이 좋다는 잘못된 정보가 있는데, 이는 조직 손상을 심화시킬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병원으로 이송 후에는 37~39℃의 따뜻한 물에 20~30분간 동상 환부의 말단이 붉게 될 때까지 재가온 해준다. 재가온 시 심한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통증 조절에도 신경써야 한다. 알로에 베라 크림을 6시간 간격으로 도포한 후 조심스럽게 상처 드레싱을 해준다. 그리고 파상풍 예방 및 항생제, 이부프로펜 등 필요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전문적인 치료를 추가적으로 시행한다.

    어린이와 노약자는 일반 성인보다 체온 유지에 취약해 한파 시에는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에 과음으로 한랭한 기후에 장시간 방치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신체에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으므로, 한파 시에는 과음을 피하고 절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성준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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