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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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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덴소 자회사 ‘한국와이퍼’ 노동자들, 창원서 농성

대체생산 의심 업체 앞서 무기한 천막농성
“고용합의 지키고 노동부 철저 조사를”

  • 기사입력 : 2023-03-06 08: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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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 있는 일본 덴소 계열사 ㈜한국와이퍼블레이드(한국와이퍼)가 회사 청산 절차에 돌입하며 외국계 자본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은 덴소 계열사인 창원 덴소코리아를 찾아 덴소가 고용합의에 나서라는 규탄 집회를 여는 한편 노조 파업에 대비해 와이퍼 등을 대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창원공단 내 업체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분회 노조원들이 지난 2일 창원 덴소코리아 마산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한국와이퍼분회/
    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분회 노조원들이 지난 2일 창원 덴소코리아 마산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한국와이퍼분회/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는 지난 2일 창원시 성산구 창원공단 내 ㈜엘소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한국와이퍼는 일본 덴소가 100% 출자한 기업(일본 덴소 38.25%·덴소와이퍼시스템즈 61.75%)으로 와이퍼 블레이드·암을 생산하고, 와이퍼를 조립해 만들어진 제품은 현대·기아차로 납품한다. 노조는 노조 파업에 대비해 ㈜엘소가 한국와이퍼 생산물량을 대체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주장하며 농성 장소를 이곳으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노사간 갈등은 덴소가 자동차 와이퍼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한 지난해 7월부터 본격화됐다. 노동자 284명은 같은 해 9월 내로 조기 퇴직을 신청하라고 한국와이퍼 사측으로부터 통보받았으며, 이후 회사 측은 지난 1월 12일 남은 노동자 209명에게 "2월 18일자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해고예고 통지서를 보내기에 이르렀다. 금속노조는 노조와 회사가 체결한 고용안정협약을 근거해 법원에 단체협약 위반 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10민사부는 지난 1월 30일 이를 받아들였다.

    법원이 제동을 걸며 사실상 해고는 불가능하게 됐지만, 회사 측은 해고를 제외한 회사 청산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며 공장 내 생산 설비 일부를 매각한다고 지난달 노조에 통보하면서 갈등은 다시 격화하고 있다.

    노조는 일본 덴소가 나서 고용합의를 지킬 것을 요구하며 일본으로 원정 투쟁을 나서는 한편 고용노동부 장관 면담, 근로감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법원에서 가처분도 인용됐고, 조합원들이 추운 날씨에 시위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답변했다.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은 3일 "현재 한국와이퍼의 생산품은 ㈜엘소라는 창원소재 공장에서 덴소코리아 주도로 덴소와이퍼에서 생산한 와이퍼와 암을 받아 대체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명백한 고용합의 파기이며 불법대체생산이다. 노동부가 나서 한국와이퍼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 분회장은 또 "외국인 투자자본의 일방 폐업을 겪은 창원의 한국산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고 노동자와 상생할 수 있도록 경남에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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