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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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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손목터널증후군

김동희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정형외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4-03 0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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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에 눈을 떠서 자기 전까지 휴대폰을 들고 사는 요즘, 우리의 손은 쉴 틈이 없다. 특히 평소 손목 사용이 많은 직장인이나 집안일과 육아로 바쁜 주부 등은 손목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16만9384명으로, 하루 평균 약 434명이 병원을 찾았다.

    우리의 손목에는 손목뼈와 그 위를 덮고 있는 인대 사이의 공간인 손목굴(손목터널)이 존재한다. 손목굴은 정중신경과 손가락을 구부리는 역할을 담당하는 힘줄이 통과하는 공간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손바닥의 감각과 손의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압박받으면 손이 저리는 증상과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 이를 손목터널증후군이라 부르며, 우리 몸에서 상지(어깨와 손목 사이)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압박성 말초신경질환이다.

    신경압박으로 인한 손상이 발생하면 감각 이상과 운동장애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저림, 짜릿함, 화끈거림 등의 감각 이상 증상이 먼저 발생하고, 신경 압박이 진행됨에 따라 물건을 잘 집지 못하거나 놓치는 등의 운동신경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손목굴 내부 굴곡건(손가락을 구부리게 도와주는 힘줄)의 부종 및 염증소견 동반으로 인하여 제한된 터널이라는 공간에서 정중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에서는 50세 이후에 발병이 흔해지며, 남성에서는 특히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용접, 요리사 등)이나 반복적인 동작이나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해야 하는 직장인에게서도 많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비만,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질환과 임신 중인 여성에게 일시적으로 생길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 여부는 집에서 간단하게 확인해볼 수 있다. 양쪽 손등을 맞대고 손끝이 아래쪽을 향하도록 하는 자세를 1~2분간 유지했을 때 손끝의 저림이 유발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볍고, 신경전도 검사상 운동신경의 손상이 없는 경우 생각해볼 수 있다. 손목 사용량을 줄이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약물치료나 야간에만 착용하는 기브스 치료,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등을 병행하면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수술로 직접 풀어주는 것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술적 치료의 대상은 3~6개월간의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악화되는 경우, 엄지 근육의 위축과 같은 운동신경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 신경전도 검사상 신경 손상이 심한 경우에 해당하며, 그 외 감염성 건초염이나 종양에 의해 발생하는 2차적인 손목 터널 증후군의 경우 동반된 질환을 같이 치료해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목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손목의 사용은 증상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과도한 손목이나 손의 사용을 자제하고 작업환경 개선, 손목 스트레칭 등 손목굴의 압박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신경 손상까지 진행되지 않는 것이 치료 예후에 있어 중요하기 때문에, 자가 진단을 통한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을 느낄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동희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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