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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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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청렴 선택한 창녕군수 보선… 갈라진 민심 수습 과제

군수 잇단 비리 군민 불안심리 작용
보수성향 재확인 민주당 한계 여전
민심 추스르고 군정 불신 극복해야

  • 기사입력 : 2023-04-06 21: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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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명이 출마한 창녕군수 보궐선거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성낙인 후보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창녕군민들은 전직 군수들의 잇단 비리 등으로 ‘군수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정과 청렴을 선택했다. 하지만 4명의 후보에게 표가 고르게 분산되는 등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것도 과제로 떠올랐다.

    성낙인 창녕군수 보궐선거 후보가 6일 오전 1시께 당선이 확정되자 선거사무소에서 환호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성낙인 창녕군수 보궐선거 후보가 6일 오전 1시께 당선이 확정되자 선거사무소에서 환호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다시 보궐선거 안 된다… 안정 속 변화 선택= ‘보수’ 대표성을 띤 표 밭은 변하지 않았지만, 군민들은 최소한의 ‘안정’을 선택했다. 창녕군은 지난 2006년 민선 4기 출범 이후 보궐선거만 이번을 포함, 세 번째다. 올 초 김부영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앞선 두 번의 보궐선거도 전임 군수가 뇌물 등 비리 혐의를 저지르며 발생해 군민들 입장에서는 창녕군정을 책임질 수장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관심은 ‘투명과 공정’으로 또다시 임기 중 보궐선거를 발생시키지 않을 사람을 고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보 7명 중 6명의 전과경력이 드러나면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후보에 대한 열망이 표로 연결됐다. 성 후보는 풍부한 공직과 도의원 재선을 바탕으로 검증된 청렴성이 부각되며 당선됐고, 박상제 후보 역시 유일하게 전과 경력이 없어 부정 없는 안정을 전략으로 내세우며 2위에 올랐다. 반면 전임 군수 출신으로 인지도에서 앞선 하종근 후보와 한정우 후보는 전과와 재판전력이 발목을 잡았다. 하 후보는 뇌물혐의로 실형을 살았고, 한 후보는 공직선거법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군민들 입장에서 불안심리가 작용한 셈이다.

    ◇보수텃밭은 여전…사실상 국민의힘의 승리= 역대 창녕군수는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출신이 차지했다. 창녕이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임을 보여줬다. 이번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성 후보가 당선됐지만 사실상 국민의힘의 승리라고 봐도 된다. 국민의힘이 이번 창녕군수 보궐선거 발생에 대한 책임으로 무공천을 선언했고, 이에 국민의힘 소속이 대거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기 때문이다. 당선자인 성 후보 역시 국민의 힘 소속으로 도의원을 지냈기 때문에 복당할 가능성이 크다. 성 당선자 외에 하종근, 배효문, 박상제 후보도 선거 전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한정우 후보도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아 군수에 당선된 전력이 있어 사실상 무소속 후보 5명이 모두 국민의 힘 계열이다. 이들은 선거기간 무소속임에도 국민의 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며 보수색깔을 분명히 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당 대표까지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총력전을 벌였지만 보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 성기욱 후보는 10.77%를 얻어 후보 7명 중 5위에 그쳤다. 더구나 민주당만 유일한 정당 후보였고, 국민의힘이 공식적으로 선거 활동을 하지 않아 민주당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국면이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흩어진 민심 수습= 이번 선거 결과는 성낙인 7229표(24.2%), 박상제 6411표(21.47%), 하종근 6258표(20.96%), 한정우 5948표(19.92%), 성기욱 3217표(10.77%), 배효문 599표(2.0%), 하강돈 191표(0.63%)였다. 성낙인, 박상제, 한정우 후보는 개표 내내 시소를 벌이며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한 명이 압도적인 표를 얻지 못하면서 창녕군민들의 분산된 표심을 보였다. 가뜩이나 창녕군정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표심이 사분오열 갈라져 향후 군민들의 민심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성 당선인은 이를 의식, 취임 일성으로 “창녕군에 다시는 보궐선거가 없게 하겠다. 보궐선거로 인해 흩어진 민심을 수습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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