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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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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대표 관광시설 줄줄이 문 닫는데… 시, 대책 손 놨나

  • 기사입력 : 2023-07-05 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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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지호수 무빙보트 지난달 폐장
    진해해양공원 집트랙 1년째 휴장

    주변 자영업자 해결 요구에도
    시, 후속조치 없이 모르쇠 일관

    ‘묻지마 관광상품 유치’ 점검 필요
    “지자체가 나서 관광상품 관리를”


    속보= 창원시의 대표 관광시설이 민간 사업자의 경영상 어려움 등으로 운영을 중단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4일 5면  ▲창원 용지호수 명물 ‘무빙보트’ 경영 손실로 폐장 )

    최근 본지 보도를 통해 용지호수공원 무빙보트가 민간 사업자의 사용허가상 계약기간이 2027년 6월까지로 남아 있지만 사업상 손실로 갑작스럽게 철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창원시 진해구 해양공원 내 집트랙이 1년 가까이 휴장 중인 가운데 5일 집트랙 매표소에 휴장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진해구 해양공원 내 집트랙이 1년 가까이 휴장 중인 가운데 5일 집트랙 매표소에 휴장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승권 기자/

    5일 오전까지도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는 아직 시설이 단순 휴무로 나왔지만, 실상 민간 사업자는 지난달 30일자로 운영을 중단하고 무빙보트 15대를 챙겨 철수를 완료했다. 그럼에도 시는 무빙보트 시설이 폐장한 이후 시민들에게 적극 안내를 하지 않고 있었다.

    무빙보트의 철수 소식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창원시 홈페이지 시민의소리 등에는 “안타깝다”며 시민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시민은 게시글을 통해 “용지호수에 볼거리, 쉴거리를 조성해 다시 무빙보트 사업을 유치하면 좋겠다”며 “볼거리 조성으로 싱가포르 머라이언파크에 사자상을 벤치마킹해 용의 입에서 물을 폭포처럼 배출하도록 한다거나, 쉴거리로 무빙보트 선착장 건물을 리모델링 해 선착장과 카페형태를 겸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관광객이 늘어나고 카페 수입 등이 있다면 사업성이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의견을 전했다.

    창원에선 앞서 지난해 7월 29일 해양레저관광시설인 진해해양공원 집트랙도 사고가 발생한 이후 1년 가까이 휴장 상태다. 집트랙도 그동안 적자가 커 시에 협약상 유상사용료를 납부하지 않는 등 내부 운영상 어려움이 가중됐다. 시는 사업자가 면담에 응해주지 않아 운영 방향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태까지 다른 후속 조치는 하지 않아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집트랙이 있는 구구타워와 관련돼 한 관계자는 “집트랙 운영 중단 이후 구구타워가 방치되고 있다. 주변 자영업자 등이 조속히 해결을 요구해왔지만 시에선 업자가 해결할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한다”며 “창원의 랜드마크로 내세웠다가 지금 이렇게나 무관심한 것은 현 시장이 주도한 사업이 아니라 그런 것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주장했다.

    창원시에서 민간 사업자의 투자를 우선 유치하고 보는 식의 관광사업 확장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창원에선 최근 몇 년 사이 수억원대 재정 지원을 통해 돝섬 일대를 유람하는 마산항 연안크루즈(관광유람선)를 유치한 적도 있었지만 이 역시도 사업자가 5년간의 운항 조건을 다 채우지 못하고 2017년 적자난을 견디다 못해 폐업하는 일도 있었다.

    특히 여태 추진한 사업의 민간 투자자로부터 협약상 유상사용료나 이용객 목표 달성 시 수익금 일부 등을 받기로 하는 등 조건을 내걸었지만, 제대로 회수한 적이 없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민간 사업자가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돈이 안 되니 철수한다’는 ‘먹튀 논란’도 제기된다.

    도내 한 관광업계 종사자는 “창원만의 특색 있는 관광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단순히 벤치마킹해서 유치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고 있다. 해상케이블의 경우 상당히 고난도고 큰 예산도 들어간다. 관광 상품을 만드는 취지는 좋았지만 유지 발전이 가능한 것인지 검증 없이 했던 게 실책인 것 같다. 또 자꾸 외형 규모만 키우려고 하니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관광객의 이동 추이 등 전반적으로 검토해 차별화된 관광상품을 만들고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의 관광시설이 어려움을 겪는 데 창원시 책임도 크다고 제언한다. 박한수 경남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창원은 풍부한 관광 자원보다 관광 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시설의 수준이나 운용의 묘라든지 관리의 문제로 봐야 한다. 지역에 로봇랜드도 만들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도 있다. 당장 있는 것이라도 잃지 말아야 한다”며 “단순히 업자에게만 맡겨놓고 돈을 못 번다고 도망가는 것을 놔둔다면 시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시가 중심이 되어 지역 대학과 커뮤니티를 만든다든지 학생, 직장인 등과 함께 지역의 관광 상품을 살리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관광과 관계자는 “집트랙의 경우 운영 중단이 길어지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올해 들어 대표와 연락이 안 되고 있는데 최악의 경우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볼 수 있다. 무빙보트 폐장은 다른 관광 자원을 들이거나 원상 복구하는 등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어 내달쯤 추진 방향을 설정하려고 한다. 시에서 나름 홍보도 하고 사업자들의 고충 해소에 노력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등 어려움이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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