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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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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선생님들, 스트레스 풀고 ‘긍정 에너지’ 충전

‘교원 마음 아카데미’ 가보니

  • 기사입력 : 2023-08-22 20:52:56
  •   
  •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우리 시대 내면의 초상’ 주제 강연
    긍정적 마음·회복 탄력성 등 강조
    “학생 이해·소통에 많은 도움 돼”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 이후 교권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경남교육청이 진행하는 심리 및 정서 치유 제도를 살펴본다. 이른바 ‘2023 교원 마음 아카데미’.

    경남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심리 치료 전문가와 저자로 활동 중인 전문가 5명을 초청해 교육활동에서 어려움을 겪는 교사의 회복력과 갈등 조정 능력을 높이고자 5차례 강의를 마련했다. 과연 이런 교육·연수가 교원의 심리와 정서를 위로해 줄 수 있을까? 이에 연수 현장을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

    지난 17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가 창원도서관 책담 해오름 계단에서 ‘우리시대 내면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경남교육청이 마련한 ‘교원 마음아카데미’ 3회차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가 창원도서관 책담 해오름 계단에서 ‘우리시대 내면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경남교육청이 마련한 ‘교원 마음아카데미’ 3회차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2시 30분, 창원도서관 책담 해오름 계단.

    이날 교육에 참석한 교사들은 계단에 빼곡하게 앉아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날 강의는 3회차로, 초청된 강사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발달심리학 저자)다. 곽 교수는 ‘우리 시대 내면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최근 교원들의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가벼운 농담을 섞어가며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에 참석한 교사들도 처음에는 약간의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이내 평온을 되찾고 있었다.

    곽 교수는 최근 갈등의 양상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편 가르기로 인한 집단 간의 갈등, 권력자와 약자와의 갈등, 세대 혹은 이념, 빈부, 다문화에 이어 교사·학부모·학생 간의 갈등 등 갈등 문화의 확산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도의 단기간 압축 성장으로 인해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지고, 사회에서는 불안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라며, 이 상황을 잘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감정 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심리적인 포옹이라고 설명하면서 경청을 통해 감정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긍정성에 대해 큰 비중을 뒀다.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신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걱정만 하기 시작하면 그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며, 자신에게 긍정적인 착각을 시킬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를 통해 낙관적인 사람이 비관적인 사람보다 더 건강하며, 덜 우울하고 스트레스도 적게 받고 무엇보다 더 행복하다며, 실패에 직면했을 때조차 다음에는 좀 더 잘할 수 있다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회복 탄력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자신, 혹은 타인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양극화와 비교, 분노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분노를 성공으로 돌리고 긍정적인 소통을 통해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1시간 30분간의 강의가 끝난 후 교사들의 표정은 한층 밝아진 모습이었다. 어쩌면 그동안의 자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강의에 참석한 한 교사는 “요즘 학교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이 자리를 통해 마음을 한번 다스리려고 왔다. 제 마음도 다스려야겠지만 학생들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그런 부분도 많이 알게 됐다”며 “학생들이 상담하러 오면 경청해야겠다. 내가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내가 먼저 말하거나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것을 느꼈다.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사진=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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