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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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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질환과 함께 오는 통풍(痛風)

바람만 스쳐도 ‘악’… 극한통증 사라지면 건강하게 살아질까
통풍환자 절반, 비만·당뇨 등 대사증후군 동반
고혈압·신장·심장혈관질환 발생 확률도 높아

  • 기사입력 : 2023-09-04 08: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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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관절이 빨갛게 붓더니 손도 못 댈 정도로 너무 아파요.”

    통풍은 갑자기 관절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붓고 심한 통증을 유발해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표현될 정도로 극심한 통증으로 유명하다.

    통풍을 일으키는 범인은 ‘요산’이다.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산되는 ‘요산’이 체내에 과잉 축적되고 결정화되면서 관절과 관절 주위 조직에 염증을 일으켜 통풍을 일으킨다.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요산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단백질과 지방 섭취가 증가하였고 통풍의 국내 발병률도 급격히 높아졌다.

    예전에는 통풍을 통증이 심한 관절염 정도로만 다루었다. 급성 발작을 빨리 호전시켜 통증을 조절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치료의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통풍 환자들에게 다른 다양한 질환이 동반되고 있고 이에 따라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동반 질환 관리에 높은 관심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통풍과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대사증후군은 다음의 5가지 가운데 3가지 이상을 만족하면 진단할 수 있다.

    ① 복부비만(허리둘레가 남자는 90㎝ 이상, 여자는 85㎝ 이상), ② 혈청 중성지방 농도가 150㎎/dL 이상,③ 혈청 고밀도 콜레스테롤(HDL) 농도가 남자의 경우 40㎎/dL 미만, 여자의 경우 50㎎/dL 미만, ④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혈압이 130/85㎜Hg 이상, ⑤ 당뇨병 약을 먹거나 공복 혈장 포도당 농도가 100㎎/dL 이상인 경우이다.

    통풍 환자의 절반 가까이 대사증후군을 동반한다. 대사 증후군이 있는 환자는 허혈성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여 사망 확률이 없는 사람에 비해 4배 이상 높다. 이 외에도 통풍 환자들에게 고혈압은 25~50%, 신장질환 20~60%, 심장혈관질환은 90%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풍이 없는 단순 고요산혈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안전하지 않다. 이들도 역시 정상 수치인 사람들과 비교하여 위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그 때문에 통풍을 관리할 때 관절염의 급성 발작을 호전시키고 재발을 예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통풍과 관련된 대사증후군, 고혈압, 신장질환 등을 예방하고 치명적인 심혈관 또는 뇌혈관질환을 조기에 발견 및 치료하여 조기 사망을 막을 필요가 있다.

    요산의 수치는 혈액 검사로 확인할 수 있고 통풍이 없는 7㎎/dL 이상의 고요산혈증(무증상 고요산혈증)은 치료가 필요 없다. 그러나 약물 치료를 하지 않을 뿐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요산 수치를 정상화하는 것은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허혈성 심질환, 당뇨병, 대상 증후군 등과 같은 신장질환이나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있으면서 혈청 요산 농도가 8.0㎎/dL 이상이라면 치료를 시작하길 권장하고 9.0㎎/dL 이상이라면 위험인자가 없다 하더라도 신장 기능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시작하라고 더욱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한다.


    통풍의 예방과 고요산혈증의 조절을 위해서는 식이 요법과 생활 습관의 개선, 여기에 더해 필요할 경우 진료를 통해 적절한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

    우선 과체중인 사람은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단으로 이상 체중에 가깝도록 감량해야 한다. 급격한 체중 감량은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시간에 걸쳐 서서히 감량하는 것을 권장한다. 과식하지 않고 수분을 많이 섭취해서 요산 배출을 도와주도록 한다.

    통풍이 진단되면 통풍 급성 발작의 치료, 발작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 요산 저하 치료 등 시기와 상태에 따라 다양한 처방과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중 통증이 호전되었다고 혹은 요산 수치가 정상화되었다고 약을 끊으면 90% 이상에서 재발하므로 가능하면 약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요산 농도가 호전되어 약제를 중지하더라도 계속 혈액 검사를 시행받고 요산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대사증후군이나 신장 질환 등 동반 질환 유무에 대해서도 검사를 받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처방을 받아 적극적인 관리를 시행받아야 한다.

    통풍은 단순히 관절에 국한된 급성 염증성 질환이 아니라 대사증후군에 동반되는 주요 질환이며 전신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 중 하나이다. 통풍은 적절히 치료받으면 심한 통풍 발작을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통풍의 심각한 합병증과 동반 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통풍으로 확인되지 않은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도 정기적으로 혈청 요산 농도를 추적검사하고 관련 질환과의 연관성을 찾아 고위험군일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도움말= 희연재활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이주현 과장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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