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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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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풍수 지혜가 가득한 충절의 마을

  • 기사입력 : 2023-12-01 08: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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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묘리에 사육신을 기리기 위한 사당인 육신사(六臣祠)가 있다. 육신사는 조선 세조 때 사육신으로 알려진 박팽년, 성삼문, 이개, 하위지, 유성원, 유응부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이다. 최초에는 박팽년만 후손에 의해 배향되다가 그의 현손(玄孫·증손자의 아들)인 박계창이 선생의 기일에 깜박 잠이 들었는데, 죽임을 당한 여섯 충신들이 함께 대문을 들어서는 꿈을 꾸자 깜짝 놀라며 제물을 더 장만하여 다섯 분도 함께 정성을 다해 제사를 지냈다. 이후부터 다섯 분도 자연스레 함께 배향하게 되었다. 박팽년의 손자 박일산이 묘골에 입향해 현재의 육신사 일대에 99칸의 종택을 지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종택 동편에 세운 정자 일부만 현존하며 이것이 보물 제554호로 지정된 태고정이다.

    달성군 묘골마을은 낙동강 동안에 자리 잡고 있는 전통마을로 사육신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박팽년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순천 박씨 집성촌’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묘골이 충절의 본향으로 널리 알려져 오늘날 마을 한옥에는 사람들이 꽤 거주하고 있으며, 충신의 자취를 찾아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하고 있다. 육신사는 마을의 가장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일명 ‘대감터’라 부르는 곳에 육신사가 있는 것이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세조에게 죽임을 당한 사육신의 고결한 영혼들에 의해 마을의 평안이 지켜지는 듯하다. 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마을입구인 수구(水口·기운이 드나드는 관문)는 생기가 쉽사리 빠져나가지 않도록 관쇄(關鎖·문을 잠금)가 잘 돼 있다. 일설에 의하면 묘골마을 안산 너머에 파회(巴回)마을이 있는데, 묘골 박씨 가문이 흥하면서 후일 세거지가 확대되어 생겨난 마을인 파회는 산줄기가 마치 파(巴)자 형상으로 감싸 돌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파(巴)자를 지형적으로 분석해보면 윗부분 오른쪽 네모 안은 묘골이고, 왼쪽 네모 안은 파회가 된다. 묘골과 파회 전체를 둘러보면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뚫린 곳은 남동쪽의 구석진 한 곳뿐이다. 입구가 한 군데이면서 아주 좁기 때문에 밖에서 볼 때 안에 사람이 사는지를 쉬 눈치 챌 수 없으므로 은거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인식했을 것이다. 특히 파회보다 묘골이 더 깊숙한 곳에 있으면서 생기를 올곧게 받고 있고, 이곳의 가장 상측에 육신사와 태고정이 있음은 고결한 영혼에 대한 상징성 또한 클 것이다.

    묘골로 들어서는 입구는 생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끔 좁은데다 충효당과 사육신기념관 및 후손이 운영하는 묘운카페가 있음으로써 입구를 더욱더 타이트하게 하고 있다. 육신사에서 내려가는 길과 마주하는 데에는 안산(案山·앞산)이 버티고 있어 재물과 생기가 새지 않도록 하고 있다. 도로가 일직선이면서 멀리까지 막힘이 없이 훤히 보이면 부귀를 결코 누릴 수 없다. 묘골의 안산은 재물과 생기를 지킬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마을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끔 하는 비보산(裨補山·생기를 가두고 사나운 바람을 막는 산)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산(主山·뒷산)인 구봉산의 생기로운 용맥(龍脈·산줄기)이 뻗어 내린 곳에 육신사와 태고정이 있다. 그러나 육신사는 산비탈의 연장선상에 있는 반면 태고정은 강한 지맥(地脈·땅속 정기가 순환하는 줄)이 뻗은 곳에 있어 육신사의 터는 무해지지(無害之地·득도 해도 없는 땅)에 해당하며, 태고정은 정기(精氣)가 치솟는 터이다.

    마을에서 가장 생기 있고 빛이 나는 기운이 서린 태고정은 종택 부속의 정자로 정면 4칸, 측면 2칸 규모의 ‘一’자형 팔작집이다. 대청은 우물마루이며 천장은 합각머리 부분에만 우물천장을 가설했고, 온돌방 쪽의 지붕은 부섭지붕(벽이나 물림간에 기대어 만든 지붕)을 두었으며, 대청 쪽의 지붕은 팔작지붕으로 처리한 독특한 구조이다. 좌청룡(좌측산)과 우백호(우측산), 안산 모두 두툼한 형체와 적정한 높이를 이루고 있기에 육신사를 포함한 마을 전체가 온화하면서도 힘찬 기운에 싸여 있다. 이러한 곳을 함지박터라 하여 풍수에서는 재물을 불러오고 건강을 지켜주는 귀한 터로 여긴다.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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