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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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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척추질환과 MRI

이원철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3과 진료원장)

  • 기사입력 : 2023-12-04 07: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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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병원들이 고해상도의 의료장비, 즉 CT나 MRI 등을 구비하고자 노력한다. 당연하다. 의료기술의 발전이란 의료실기술뿐 아니라 의료과학, 의료기계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져야 더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능 좋은 최신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 의료기관의 전문성과 발전 가능성을 뜻하기도 한다. MRI의 활용도는 광범위해 거의 모든 질환의 진단에 적용되는데 CT에 비해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나 고해상의 영상으로 다양한 질환에서 정확한 진단을 확보할 수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MRI는 Magnetic Resonance Image의 약자로 자력에 의해 발생하는 자기장을 이용해 생체의 임의의 단층상을 얻을 수 있는 첨단의학기계 또는 그 기계로 만든 영상법을 일컫는다. 다른 말로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자기적 성질을 측정해 컴퓨터를 통해 다시 재구성, 영상화하는 기술이다. X-ray처럼 이온화 방사선이 아니므로 인체에 무해하고, 3-D 영상화가 가능해 컴퓨터단층활영(CT)에 비해 대조도와 해상도가 더 뛰어나다. CT는 뼈나 뼈의 변형으로 인한 구조적 변형 등을 볼 수 있는 반면 근육이나 힘줄, 인대 등의 조직에 대해 알기는 어려운 반면 MRI는 소화기관, 연부조직 및 근골격계 질환, 신경계 등 신체조직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어 시술이나 수술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횡단면 촬영만이 가능한 CT와 달리 관상면과 시상면도 촬영할 수 있고, 필요한 각도의 영상을 검사자가 선택해 촬영할 수 있다.

    MRI의 성능을 나타내는 T는 Tesira(테슬라)의 약자로 자력의 세기를 의미하고 이 숫자가 높을수록 선명도와 작은 조직의 명확한 구분이 더욱 뚜렷하다. 최상위등급 및 신형급이라 불리는 3.0T를 모든 질환에 다 적용하면 좋겠지만 성능이 좋으면 그만큼 비용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MRI로는 척추나 관절의 손상, 뇌의 이상 등을 확인할 수 있고 MRA로는 혈관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데 척추 질환의 진단에는 1.5T면 충분하다.

    그렇든 저렇든 아무래도 고비용 검사이다 보니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같은 척추 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허리 통증, 방사통 등의 비슷한 증상이 발현되는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은 엄밀히 다른 질환이다. 이럴 때 뚜렷한 구분과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한 명확한 원인 규명, 진단을 위해서는 X-ray나 CT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해상도와 대조도의 차이 때문이다. 초기 의료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이 진단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의료진이 아무리 필요한 검사라 설명을 해도 환자들은 아직도 MRI의 필요성에 대해 완벽하게 인지하지는 못 하고 있는 듯하다. 뛰어난 해상도를 통해 얻은 영상은 오진을 막고 속 시원하게 원인을 규명해 시술 및 수술의 치료 시간도 단축한다. 문제의 병변까지 빠르고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으므로 당연히 건드리지 않아도 되는 정상 주변 조직을 보호할 수 있다. 가정 경제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향후 치료 방향 설정을 위해서는 눈 한번 질끈 감고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 있다. 그리고 꼭 필요한 진단에 적절한 검사를 잘 적용하여 불필요하게 비용을 낭비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 의료진의 합리적 설명과 적절한 사양의 고기능 장비를 통한 검사는 당연 환자에게 아주 이롭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원철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3과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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