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9일 (월)
전체메뉴

[트렌드] 가상 캐릭터 시대 ‘버추얼 아이돌’

떴다! 가상 캐릭터, 현실 속 셀럽으로

  • 기사입력 : 2024-01-24 21:41:47
  •   
  • 컴퓨터 그래픽·AI 등으로 만들어져
    콘서트·버스킹으로 소통하며 인기

    유튜브 음원 영상 조회수만 수백만뷰
    최근 K-POP 산업에 새로운 바람도

    가수 김장훈, 고교생 콘셉트 ‘숲튽훈’등
    캐릭터로 방송하는 ‘버튜버’도 관심


    ‘이세돌’, ‘메이브’, ‘플레이브’… 이들은 누구일까. 바로 ‘버추얼 아이돌’이다. 2D, 3D 등 형태는 다르지만 얼굴도, 춤도, 노래도 어디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심지어 노래마저 좋다. 그동안 소수 취향의 마니아 문화로서 서브 컬처(일명 하위문화)로 평가받아왔던 ‘버추얼 아이돌’ 시장이 최근 K-POP 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혹시 앞서 언급한 이들의 이름과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다면, 1990년대 ‘세상엔 없는 사랑’이라는 곡으로 연예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대중을 놀라게 했던 사이버 가수 ‘아담’을 떠올려보자. 그의 한참 후배격인 버추얼 아이돌은 인공지능(AI) 같은 최신 기술들이 더해지면서 최근 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 ‘what’s my name’ 안무 연습 영상 캡처./유튜브/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 ‘what’s my name’ 안무 연습 영상 캡처./유튜브/

    ◇‘버추얼 아이돌’ 왜 뜨는데?= 버추얼 아이돌이란 컴퓨터 그래픽과 AI 등으로 만들어진 2D 또는 3D의 가상 캐릭터로 활동하는 아이돌을 말한다.

    예전에는 온라인 공간에서만 활동하는 평면적인 존재였다면, 기술이 발달하면서 메타버스 같은 가상현실 혹은 증강현실 세계를 타고 입체적인 존재가 됐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가상현실 공간들이 우리 일상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이 과정에서 버추얼 아이돌 시장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이다.

    최근 버추얼 아이돌들은 콘서트, 버스킹 팬미팅,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팬들과 쌍방향 소통을 하는 등 활동 반경이 실제 아이돌과 흡사해졌다. 인기 역시 급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영화관에서 ‘버추얼 아이돌’의 공연을 라이브로 생중계해주는 상영회 티켓이 완판되는 진풍경이 펼쳐지면서 SNS상에서는 매진된 표를 ‘웃돈 주고 사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유튜브만 들어가도 그 인기를 금방 실감할 수 있다. 버추얼 아이돌계의 대세 그룹인 ‘이세돌’(이세계 아이돌), ‘메이브’, ‘플레이브’의 유튜브 음원 영상 조회 수는 몇백만 뷰는 예사로, 천만 뷰 이상을 찍은 영상도 있다.

    버추얼 아이돌‘이세돌’뮤직비디오‘키딩’캡처.유튜브
    버추얼 아이돌 ‘이세돌’ 뮤직비디오 ‘키딩’ 캡처.유튜브
    버추얼 아이돌‘플레이브’멤버 노아, 밤비, 하민이의 랜덤 플레이 댄스 동영상 캡처./유튜브/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멤버 노아, 밤비, 하민이의 랜덤 플레이 댄스 동영상 캡처./유튜브/

    ◇요즘 주목받는 버추얼 아이돌은?= 대표적으로 2021년 데뷔한 6인조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 아이돌’이 있다. 2D 캐릭터를 앞세워 등장한 이들은 데뷔와 동시에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1위를 달성했다.

    또 지난해 8월 발매한 3집 앨범 ‘키딩(Kidding)’의 재생 수는 하루 만에 200만회를 넘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내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심지어 해당곡은 빌보드 K팝 부문에서 방탄소년단 정국과 뉴진스에 이어 3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해 3월 데뷔한 5인조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도 단연 대세다. 최근 나온 ‘메리 플리스마스(Merry PLLIstmas)’는 발매 직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순위 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발매한 미니 1집 ‘아스테룸(Asterum)’은 초동 20만장 판매를 돌파했으며, 빌보드코리아 순위에 진입하기도 했다. 특히 플레이브는 지난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33회 서울가요대상’ 시상식에서 33년 역사상 처음으로 버추얼 아이돌이 뉴웨이브상을 수상하는 새 기록을 썼다.

    이세돌과 플레이브의 캐릭터들 뒤에는 사람이 있다. 실체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히는 방식으로, 실존 인물의 성격이나 행동, 표정, 목소리가 캐릭터에 그대로 나타난다. 이 덕분에 실시간 렌더링 기술로 콘서트와 라이브 방송도 가능하다.

    AI가 본체인 버추얼 아이돌도 있다. 4인조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는 AI를 통해 인간의 얼굴 800여개를 구현할 수 있고, 음성 역시 사람의 미세한 감정 정서까지 담아낼 수 있다고 한다. 생김새도 이세돌, 플레이브와 달리 실제 인간과 비슷하게 구현됐다. 메이브의 ‘판도라(Pandora)’ 뮤직비디오는 현재 유튜브 조회 수 27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버추얼 아이돌의 매력은 무엇일까.

    팬들은 실제 인간처럼 스캔들 등 각종 사건사고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덕질하는 입장에서 마음이 편하다고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하지만, 결국 관건은 ‘콘텐츠’다.

    버추얼 아이돌들의 팬들은 ‘노래가 취향저격’ 이라며 음악이 좋기 때문에 빠지게 됐다고 말한다. 실제로 버추얼 아이돌들의 뮤비 댓글들을 살펴보면 음악에 대한 칭찬이 주를 이룬다. 그러다 멤버 개개인의 서사와 특색이 담긴 인터뷰 영상이나 쇼츠 등을 통해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애정이 생기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인기를 얻고 있는 버추얼 아이돌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많이 보여준다. 그 콘텐츠가 재미있고 각 캐릭터들이 성장하는 과정도 기존 아이돌의 서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버추얼 아이돌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오는 장점들이 더 크기 때문에 앞으로 IP 확장을 지속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굿즈나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점들이 굉장히 큰 장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버추얼 유튜버도 인기=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와 더불어 버추얼 유튜버, 이른바 ‘버튜버’도 뜨고 있다. 버추얼 유튜버는 카메라나 특수 장비를 사용해 가상 캐릭터로 활동하는 인터넷 방송인을 뜻하는 말로, 버튜버 외에도 버추얼 스트리머, 버추얼 BJ라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가수 김장훈은 2006년생 만 18세 고교생 콘셉트인 버튜버 캐릭터 ‘숲튽훈’를 선보이며 MZ세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데, 숲튽훈이 리메이크한 김장훈의 대표곡 ‘허니(Honey)’ 뮤직비디오는 현 누적 조회 수 287만회에 달한다.

    이 밖에도 서울 강서구, 전북 익산시 등 지자체에서는 각각 버튜버 ‘새로미’, ‘서동’을 선보이며 딱딱한 공무원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지자체 홍보와 소통의 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 컴퓨터 그래픽과 AI 등으로 만들어진 2D 또는 3D의 가상 캐릭터로 활동하는 아이돌.

    *버튜버= 버추얼 유튜버의 줄임말. 카메라나 특수 장비를 사용해 가상 캐릭터로 활동하는 인터넷 방송인.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한유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