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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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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싶은 길] 거제 샛바람소리길

쏴~아… 봄이 닿는다, 활~짝… 봄을 닮았다

  • 기사입력 : 2024-03-07 08:07:19
  •   
  • 봄바람 살랑이는 구조라항
    봄 빛깔 뽐내는 벽화마을 길
    사진 핫플레이스 ‘신우대숲길’
    바다 품은 구조라성 봄맞이 한창

    인근 명소 구조라해수욕장
    ‘외도 보타니아’ 볼거리 가득


    입춘이 지나고 3월에 다다르면 봄이 다가옴을 점점 느낄 수 있다. 계절의 변화란 자연의 순리이므로 여유를 갖고 기다리는 게 상책이지만, 조금이라도 먼저 봄을 맞이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봄이 오는 길을 따라 발길을 옮겨 보았다. 여행지는 ‘샛바람소리길’로 거제시 남쪽에 위치해 있다. 샛바람소리길에서는 봄이 다가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구조라성과 어우러진 바다 풍경.
    구조라성과 어우러진 바다 풍경.
    구조라성에서 바라본 구조라항.
    구조라성에서 바라본 구조라항.

    ◇힘찬 바다를 만나는 구조라항

    샛바람소리길의 첫 번째 장소 구조라항에 도착하면 힘찬 바다가 여행객을 반긴다. 거칠기만 한 겨울바다와 다른 모습이다. 파도에는 힘이 느껴지지만 공격적이지는 않다. 아마도 까칠한 겨울바람이 아닌 온화한 봄바람이 차츰 불어오기 때문일 것이다.

    항구로 들어오는 여객선.
    항구로 들어오는 여객선.

    구조라항에는 여객선이 바쁘게 승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구조라항은 ‘내도’와 ‘외도’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내도는 동백꽃으로 유명한 섬이며,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탐방로가 있다고 한다. 외도는 지중해섬을 닮은 열대식물원 ‘외도 보타니아’가 있다.

    보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내도와 외도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추천한다.

    구조라마을 벽화.
    구조라마을 벽화.
    구조라 벽화마을 표지판.
    구조라 벽화마을 표지판.

    ◇봄의 빛깔을 닮은 벽화길

    구조라항 인근 식당가를 둘러보다 보면 샛바람소리길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표지판이 가르쳐준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샛바람소리길에 다다른다. 샛바람소리길은 구조라벽화마을길과 신우대숲길, 구조라성 인근 산책로로 이뤄져 있다. 어떤 이들에 따라서는 1㎞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다른 어떤 이들은 오히려 짧아서 여유를 갖고 걷기 좋다고 말한다.

    구조라마을의 벽화는 강렬한 색감을 자랑한다. 이제 막 칠해진 그림인 듯 맑고 깨끗하며 선명한 색들이 이어진다. 덕분에 이미 봄이 온 듯한 분위기다. 평범한 바닷가 마을처럼 보였지만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니 봄의 빛깔을 품고 있었다.

    신우대숲길.
    신우대숲길.

    ◇이색적인 사진명소 ‘신우대숲길’

    벽화길이 끝나면 신우대숲길이 나온다. 신우대는 샛바람을 막기 위해 마을 옛 주민들이 심었다고 전해진다. ‘샛바람’은 뱃사람들이 사용하던 은어로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말한다. 신우대는 다른 수목과 다르게 촘촘히 심을 수 있어 거센 바닷바람을 막기에는 최적의 선택이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야자매트 산책로.
    바다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야자매트 산책로.

    신우대숲길은 이색적인 사진명소로 알려져 있다. 신우대숲길은 키보다 훨씬 높이 자란 신우대 사이로 야자매트와 나무데크로 길이 이뤄져 있는데, 햇빛도 가려진 구간이 많다 보니 신우대와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신우대 사이로 들리는 바람소리는 그러한 분위기를 한층 더해준다. 조성 당시에는 방풍림이라는 실용적인 목적이었지만, 샛바람소리길을 찾은 방문객들은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

    구조라성.
    구조라성.

    ◇구조라성과 푸른 바다

    신우대숲길을 오르다 보면 완전히 하늘이 드러나는 구간에 이르는데, 구조라성 인근 산책로 시작점이다. 왼쪽은 구조라성 방향이고 오른쪽은 산책로 방향이다. 어느 쪽을 먼저 가든지 중요하지 않으니 마음 가는 대로 선택하면 된다.

    먼저 구조라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웅장한 성벽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구조라성은 바다로 침입한 외적을 막기 위한 산성으로 조선시대 때 축조됐다. 성벽의 길이는 860m에 이르는데 현재에도 그 위용을 느낄 수 있다.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보이는 성벽 사이 푸른빛 바다는 여행이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 오래 남아있는 장면이다.

    구조라성 산책로에서 바라본 바다풍경.
    구조라성 산책로에서 바라본 바다풍경.

    구조라성을 나와 산책로로 향했다. 산책로를 걷다 본 들판과 언덕 풍경은 황량함 그 자체다. 하지만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메마른 풀들 사이로 조금씩 돋아 오르는 새싹들을 발견할 수 있다. 들판과 언덕 전체를 초록빛으로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분명히 새싹이 자라고 있다. 사실 새싹이 더딘 게 아니라 봄을 기다리는 사람의 조급한 마음이 문제인 듯하다.

    산책로 모퉁이에 서서 바다풍경을 감상한다. 구조라해수욕장과 구조라항 그리고 먼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봄을 기다리던 참을성 없던 마음이 온데간데없다. 차분히 봄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봄이 도착한 풍경을 볼 수 없었지만 샛바람소리길에서는 힘찬 바다와 이미 봄 빛깔을 유지하고 있는 벽화, 신우대숲 사이로 들리는 바람소리, 언덕에서 돋아나는 새싹 등에서 봄이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구조라해수욕장.
    구조라해수욕장.
    외도 보타니아./경남신문DB/
    외도 보타니아./경남신문DB/

    ◇방문할 만한 주변 명소

    샛바람소리길 주변 명소로는 ‘구조라해수욕장’과 ‘외도 보타니아’가 있다. 구조라해수욕장은 구조라항에서 1㎞ 거리로 차를 이용한다면 2~3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구조라해수욕장은 수심이 완만하고 모래가 부드러워 여름휴가철 관광객들로 붐비는 장소다. 하지만 요즘처럼 휴가철보다 이른 시기에 방문한다면 조용하고 평온한 해변을 만끽할 수 있다. 구조라해수욕장은 내륙형 해안지대에 위치해 호수처럼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외도 보타니아’는 1970년대 한 부부가 섬을 사들이고 정원과 수목원으로 가꾼 장소다. 섬 전체 면적이 14만 4,998㎡에 달하는데 동백숲과 편백나무숲을 비롯해 야자수와 선인장 등 아열대식물들도 만날 수 있다.

    특히 ‘비너스가든’은 해외여행지를 방문한 느낌을 줘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구조라항에서 유람선을 타면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글= 이주현 월간경남 기자·사진= 전강용 기자

    ※자세한 내용은 월간경남 3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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