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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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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12) 동박새

매화 향에 홀려 꿀 따러 온 곡예사

  • 기사입력 : 2024-03-07 20: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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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의 작은 덩치에 흰색의 눈 테가 매력적인 산새
    이꽃 저꽃 오가며 거꾸로 매달려 절묘하게 꿀 먹어
    매화와 공생 관계… 부리에 꽃가루 묻혀 수분 도와


    창원 동읍 주남저수지 인근 주남갤러리에 매화가 개화하면서 매화꽃 향기로 가득하다. 봄의 전령사 매화꽃이 피면 산새들이 날아와 꿀을 빨아 먹는다. 이곳을 가장 먼저 찾아오는 새는 숲속의 수다쟁이 직박구리다.

    동박새가 주남저수지 인근 주남갤러리 내에 피어 있는 매화꽃에 거꾸로 매달려 꿀을 먹으려 하고 있다.
    동박새가 주남저수지 인근 주남갤러리 내에 피어 있는 매화꽃에 거꾸로 매달려 꿀을 먹으려 하고 있다.

    수십 마리의 직박구리가 찾아와 요란스러운 가운데 오늘의 탐조여행 주인공 동박새가 날아왔다. 동박새는 이 꽃 저 꽃을 오가며 꿀을 빠는데 마치 곡예사처럼 거꾸로 매달려 절묘하게 꿀을 먹는다. 귀엽고 앙증맞은 작은 덩치와 녹색의 외모에 흰색의 눈 테가 매력적이라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산새다.

    앙증맞은 동박새 무리가 옹달샘으로 날아와 목욕을 하고 있다.
    앙증맞은 동박새 무리가 옹달샘으로 날아와 목욕을 하고 있다.

    동박새는 혀끝이 붓 모양의 돌기가 있어 꿀을 빨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다. 벌과 나비가 없는 시기에 피는 매화는 꽃 향기로 동박새를 유혹해 꿀을 빨게 한다. 꿀을 빨 때 동박새는 부리에 꽃가루를 묻혀 다른 꽃에 옮기며 수분을 돕는다. 동박새는 꿀을 얻고 매화는 수분을 하는 공생의 관계다.

    녀석들이 모여드는 곳에 옹달샘을 만들어 주자 단체로 날아와 목욕한다. 땀샘이 없는 새들은 체온 조절을 위해 자주 목욕을 해야 한다. 새들은 깃털에 묻은 먼지나 기생충을 씻어내 아름다운 깃털을 위생적으로 관리한다.

    동박새가 억새, 나일론 끈 등을 작은 나무의 가지 사이에 엮어 만든 둥지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동박새가 억새, 나일론 끈 등을 작은 나무의 가지 사이에 엮어 만든 둥지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동박새의 몸길이는 11.5㎝로 매우 작으며, 암수의 형태가 같다. 몸 윗면은 어두운 녹색이고 가슴 옆과 옆구리는 연한 갈색이다. 흰 안경을 쓴 것처럼 눈 주위에 흰색의 둥근 테가 매력 포인트인 동박새는 곤충류, 거미류 등을 즐겨 먹는다. 동백꽃을 좋아해 동박새라는 이름 얻을 정도로 동백꽃 꿀을 좋아한다.

    둥지는 억새, 나일론 끈 등을 작은 나무의 가지 사이에 엮어서 조금은 허술하게 만든다. 알을 낳는 시기는 5~6월, 알은 흰색 또는 연한 살구색이며 4~5개 낳는다. 매화 향기에 찾아온 동박새가 올해는 이곳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하길 기대한다.

    최종수(생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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