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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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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판막증] 고장난 심장의 문, 고쳐야 백년 장수

  • 기사입력 : 2024-03-11 08: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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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막 손상돼 혈액 역류하거나 순환 원활히 안돼
    흉통·호흡곤란 나타나고 뇌경색 등 합병증 유발

    노화 따른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병하는 경우 많아
    환자 상태 따라 약물·시술·수술 등 치료 방법 달라

    가슴 절개 없는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 인기
    고령 질환자도 합병증 없이 시술 가능한 것이 장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 수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1만 3787명이던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는 2022년 2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78%가 70대 이상일 정도로 퇴행성 환자가 많은데, 최근 우리나라 인구의 가파른 고령화로 인해 심장 판막 질환은 우리에게 점점 익숙한 병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 몸의 심장은 경계가 서로 분명한 4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방과 방 사이에는 혈액 순환을 위해 적절한 개폐 작용을 해주는 4개의 문짝이 있는데, 이를 ‘판막’이라고 부른다. 판막이 손상돼 잘 열리지 않거나 닫히지 않아 혈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하는 상태를 ‘심장판막증’이라고 한다.


    심장판막증은 여러 원인에 의해 판막이 망가져서 판막의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크게 협착증과 폐쇄 부전증으로 나뉜다. 협착증은 판막이 잘 열리지 않아서 이를 통한 혈액의 흐름이 원활히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폐쇄 부전증은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서 혈액의 역류가 일어나는 상태이다. 판막 질환은 심장의 우측 방에 있는 판막(삼첨 판막, 폐동맥 판막)보다는 좌측 방에 있는 승모 판막과 대동맥 판막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판막 질환의 위협 증가… 치명적인 합병증 발생할 수도= 심장판막증의 발병 원인은 태어날 때부터 구조적으로 이상이 있어 발생하는 선천성과 감염이나 노화로 살면서 발생하는 후천성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성 판막 질환은 비교적 드물며, 후천성 판막 질환이 더 흔하다. 후천성 판막 질환은 판막의 퇴행성 변화와 변성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한 만큼 비교적 늦은 나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우리나라 고령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판막 질환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후천성 판막 질환 중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류마티스성 판막 질환의 경우, 최근 류마티스열(편도선염)을 적절하게 치료하면서 류마티스성 판막 질환은 줄어들고 있다.

    심장판막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처음에는 운동이나 활동 시에만 호흡곤란을 느끼다가 이후 증상이 점차 악화되면 가벼운 활동이나 안정 시에도 호흡이 가빠질 수 있다. 호흡곤란으로 똑바로 누워서 잠을 자기 어려워지거나 흉통이나 부종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청진, 가슴 X선 사진, CT 검사 등으로도 심장판막증이 확인되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정확한 방법은 심장 초음파 검사이다. 심장판막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이 비대해지고 심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심부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아주 심각한 합병증으로는 심장에서 생긴 혈전으로 인한 뇌경색증, 비정상적인 판막에 세균이 달라붙어 생기는 감염성 심내막염 등이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 선정… 최근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 인기= 심장 판막 질환의 치료는 약물 치료와 수술 또는 시술적 치료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판막 질환이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 치료를 할 수 있지만, 판막이 심하게 망가져 있거나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이나 시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이나 시술 방법으로 △수술적 인공 판막 치환술 또는 성형술 △경피적 인공 판막 치환술 및 성형술이 있다. 먼저 수술적 인공 판막 치환술은 판막 질환을 치료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심장을 절개해 병든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 판막으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에는 정기적인 검진과 투약이 필요하다. 반면 판막 성형술은 병든 판막을 인공 판막으로 대체하지 않고 기존 판막을 수선하는 수술로, 인공 판막 치환술보다 수술 후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모든 판막 질환에서 가능하지는 않다. 최근에는 가슴을 열고 수술을 시행하지 않고, 대퇴(허벅지) 동맥 등 큰 혈관에 도관(카테터)을 삽입하여 심장 판막을 치환하거나 성형하는 시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의 경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로 치료할 수 있다.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은 개흉 없이 새로운 판막을 삽입하는 비수술적 최신 치료법으로, 심장혈관 중재 시술 가운데 최고 난도로 손꼽힌다. 시술 시간이 짧고 가슴 절개가 없어 회복이 빠르며, 특히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신 마취가 아닌 국소 마취나 수면 마취로 시술할 수도 있어 고령의 질환자도 합병증 없이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이미래 교수는 “판막 질환은 정확한 진단과 수술 또는 시술의 시기를 잘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과적인 약물 치료로 충분히 안정시킬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수술을 시행하지 않으면 위험한 경우도 있으므로, 치료 방법의 선정이나 수술이나 시술의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이미래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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