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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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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생각보다 치명적인 ‘당뇨’- 박성돈 (창원한마음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4-03-11 08: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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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성 돈 창원한마음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최근 대한민국은 ‘탕후루’ 열풍이다. 이외에도 대중매체로 인해 다양한 고혈당 음식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 당분이 많은 음식은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당뇨병은 혈중 당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신체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거나 몸이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작용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체내에 흡수된 포도당은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쌓여 고혈당을 일으키고 결국 소변으로 넘쳐 나오게 된다. 이런 병적인 상태를 ‘당뇨병’이라고 하며,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서 발생한 당뇨병을 제1형 당뇨병, 인슐린 분비 능력은 남아있으나 오히려 과하게 분비되어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크게 증가하고 이와 더불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발생한 경우를 제2형 당뇨병이라고 한다.

    당뇨는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병 중 하나이다. 부모님 모두가 당뇨라면 30% 정도의 확률로, 한 분만 당뇨라면 15% 정도의 확률로 당뇨병이 발병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이 환경적 요인(안 좋은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을 잘 관리하지 않는 경우, 발병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물론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당뇨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이라도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으로 잘 관리한다면, 충분히 당뇨를 예방할 수 있다.

    가족력을 제외하면 비만은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여 당뇨병을 유발하는 강력한 요인 중 하나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른 체형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마른 체형의 당뇨 환자가 많다. 그 이유는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췌장의 크기가 다소 작은 편이며, 인슐린 분비량 또한 서양인에 비해 낮은 경향이 있다. 이는 서구화된 음식들(고탄수화물 식단)을 수월히 소화하기 어렵게 만들고, 몸에 큰 무리를 줄 수 있다. 또한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도 당뇨병에 걸릴 확률을 높일 수 있으며, 마른 사람도 반드시 혈중 당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당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질병이다. 당뇨에 걸린 상태에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실명, 궤양, 심근경색, 발 괴사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미 당뇨 진단을 받았다면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인 것이다.

    당뇨로 내원한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과일을 먹어도 되나요?”다. 당뇨가 있어도 과일을 먹을 수 있으나 꼭 지켜야 할 점이 있다. 과일은 하루 2회 이내, 종이컵 한 컵 정도만 소량 섭취하도록 한다. 수박, 바나나, 복숭아와 같이 부드러운 과일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이런 과일은 당분 흡수가 빨리 돼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가 있다. 반면 사과, 참외, 배와 같이 단단한 과일은 소화가 천천히 되어 급격한 혈당 상승을 방지할 수는 있으나 이러한 과일도 가능하면 적게 먹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으로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은 혈당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 등으로 당뇨라는 질환에 관해 경각심을 갖고 관리할 것을 권고한다.

    박성돈 (창원한마음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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