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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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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벚꽃세상, 막 내린 진해군항제

축제 마지막 날도 상춘객으로 북적
바가지 논란 등 상인들 아쉬움 토로
시 “연장 없어… 5일까지 안전관리”

  • 기사입력 : 2024-04-01 21: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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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만개한 벚꽃을 뒤로하고 막을 내렸다. 축제 폐막일이자 평일임에도 연분홍빛 벚꽃 세상으로 변한 도심 관광 명소에서는 봄의 정취를 즐기면서 추억을 남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다만 대목을 기대했던 상인들은 개화와 축제 시기가 어긋나면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진해군항제 마지막 날인 1일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에서 관광객들이 만개한 벚꽃을 즐기고 있다./성승건 기자/
    진해군항제 마지막 날인 1일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에서 관광객들이 만개한 벚꽃을 즐기고 있다./성승건 기자/

    ◇군항제 마지막 날, 벚꽃 ‘만개’ 상춘객 ‘북적’= 진해군항제 마지막 날인 1일 낮 12시께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로망스다리. 평일임에도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한 상춘객들로 다리 일대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서울에서 온 예비 부부 심봉근(38)·선윤아(34)씨는 “벚꽃이 빨리 필 거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늦게 피었다”며 “ 오늘이 적기인 거 같아서 휴가를 내고 왔는데,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사진찍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웃어 보였다.

    1㎞ 떨어진 중원로터리 일대에도 양쪽으로 펼쳐진 벚꽃 풍경을 배경으로 열린 품바 공연을 즐기려는 인파로 붐볐다. 이곳에서 만난 김을만(75·고성군)씨는 “오늘이 축제 마지막이라고 해서 왔는데, 벚꽃이 지지 않고 오히려 많이 피어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늦게 핀 꽃·봄비·바가지 논란…상인들 ‘3중고’= 이날로 진해군항제가 막을 내리는 가운데, 상인들은 벚꽃이 늦게 피고 군항제 기간 날씨도 좋지 않아 기대 매출이 반도 못 미쳤다며 아쉬워했다.

    로망스다리 옆에서 닭강정과 타코야키 등을 판매하는 상인 박모(45)씨는 “예년 축제와 비교하면 매출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날짜를 안 바꿨으면 딱 좋았을 텐데 너무 일찍 시작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행사 동안 푸드트럭에서 핫도그와 소떡소떡을 판매하는 김무훈(43)씨는 “23일 개막하고 6일 동안 하루에 5만원어치 정도 팔았다”며 “지난 주말이 돼서야 판매량이 늘었지만 군항제 초기엔 꽃도 없고 비도 오고 해서 축제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일부 상인들은 2년 연속 이어진 바가지 논란을 성토하기도 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통돼지 바비큐 5만원’ 바가지 요금 여파가 채 가시기 전에 올해도 ‘어묵 꼬치 2개 만원’ 논란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천막에 ‘바가지 X 안전한 먹거리 O’ 현수막과 먹거리 가격표를 큼지막하게 내건 상인 방모(66)씨는 “작년에 바가지요금 논란도 있고 해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 어쩌다 한두 명 때문에 양심 있는 대부분의 상인이 손해를 봤다”며 “울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시 “축제 연장은 안 해…오는 5일까지 안전요원 배치”= 군항제가 끝날 시점이 돼서야 벚꽃이 만개한 가운데, 창원시는 진해군항제 연장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오는 5일까지는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임시 화장실을 둘 계획이다. 교통 통제는 2일부터 전면 해제된다.

    창원시 관광과 축제팀 관계자는 “축제 연장은 하지 않는다”면서 “아직 꽃이 많이 폈기 때문에 오는 5일까지 안전관리 차원에서 여좌천(14명)과 경화역(4명) 일대에 안전요원을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배치하고, 여좌천 쪽 2개소에 임시화장실 4개동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시는 올해 벚꽃이 예년보다 빨리 개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진해군항제 개막일을 지난달 23일로 정했다. 이는 역대 가장 이른 개막 시기였다. 하지만 개막 당시 진해구 일원에 벚꽃이 거의 피지 않아 상춘객 사이에서 ‘벚꽃 없는 벚꽃 축제’라는 말이 나왔다. 꽃샘추위와 더불어 비가 자주 내리면서 일조량이 부족했던 점이 벚꽃 개화가 늦어진 이유로 꼽힌다.

    이에 일부 지자체는 벚꽃축제 일정을 변경하기도 했다. 강원도 속초시는 지난달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죽을 죄를 지었다. 하늘을 이길 수가 없다”며 “그래서 영량호 벚꽃 축제를 두 번 한다”고 밝혔다. 영랑호 벚꽃 축제는 지난달 30~31일, 오는 6~7일 두 번 개최한다. 경북 구미시도 지난달 22~26일 진행한 ‘금오천 벚꽃축제’를 지난달 31일까지 연장했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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