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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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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남택리지-함양]고속도로 2개 지나가는 산속 요충

  • 기사입력 : 1999-07-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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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함양 사람은/ 산 높고 물 맑은 고장에서/ 생명의 오염을 모르고/
    갈증을 모르고/ 숲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옛부터 인심 좋고/ 순박한 사람
    들/ 아침 이슬같은 얼굴/ 부드러운 마음씨/ 푸른 하늘 선율 흐르는/ 꿈을
    머금고 살았습니다// 중략/ 명현석학 청백리/ 의병대장과 충신효자/ 존경받
    는 위인들/ 겨레 위해 목숨 바치고/ 나라를 사랑하고/ 아름답고 고고한 정
    신으로/ 곧바르게 살아왔습니다//하략/(김성진 시인의 「우리의 삶」 중에
    서)

    고향 함양에서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향토시인 김성진씨가 노래한 것처
    럼 함양은 소백산맥이 북에서 남으로 뻗어 이루어진 험산들에 둘러싸인 산
    높고 물 맑은 고장이다.

    군의 남부에는 지리산(1915m)가 우뚝 솟아있고, 동부는 망덕봉(620m), 서
    부는 깃대봉(1015m) 백운산(1279m) 삼봉산(1187m) 삼정산(1182m), 북부에
    는 기백산(1331m) 금원산(1353m) 남덕유산(1507m)등 1천m이상의 높은 산들
    이 함양군을 둘러싸고, 중앙에도 황석산(1190m) 괘관산(1252m)등이 솟아있
    다.

    남계천이 군의 북동부를 남동류하며, 위천이 중앙을 동류하여 유림면 웅
    평리에서 남계천에 합류하고, 임천강이 남부를 북동류하여 유림면 장항리에
    서 남계천과 합류하여 경호강이 되어 흐른다.

    함양지역은 고대에는 가야문화권에 속한 지역이었음이 최근의 함양읍 백
    천리 고분의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지만 정확한 유적발굴이 뒤따라
    야 신라시대 이전의 역사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신라의 통일기에 백제
    와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던 이 지역은 신라통일후 속함(速含),함성(含城)
    등으로 불리다가 고려 현종 9년인 서기 1018년에 함양군으로 개명되었다.
    고려 명종2년(1172년)에 현으로 강등되었다가, 조선 태조 4년(1395년)에
    다시 군으로 승격되었으며, 1014년 안의군의 7개면을 편입하여 지금의 행정
    구역을 갖게 되었다. 지난 57년 석복면을 함양면과 합병해 읍으로 승격해
    함양읍과 서상 서하 안의 지곡 수동 백전 병곡 유림 휴천 마천등 1읍 10개
    면을 구성했다.

    함양은 예부터 「좌안동 우함양」이라 불릴만큼 선비가 많은 지역이지
    만, 해방이후 침체를 거듭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88고속도로와 진주-함
    양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북부 내륙의 새로운 교통요충으로 부상하고
    있다. 군은 이같은 교통환경의 변화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수동면 우명
    리지역 45만평에 함양물류단지를 건설키로 하고, 기본계획을 이미 수립상태
    에서 민자유치활동이 한창이다.

    통영-대전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는 오는 2천2년이면 함양지역은 두개의 고
    속도로와 국도 3호선, 24호선, 26호선이 만나는 최적의 교통중심점이 되
    고, 대구 광주 창원 대전등 주요대도시와 1시간30분 이내에 닿을 수 있게
    되어 그야말로 「산속의 교통요지」가 되게된다.

    군은 물류단지에 내륙컨테이너기지, 화물터미널, 재배송 단지, 농수산물
    도소매단지등을 유치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다는 희망찬 계획을 추
    진중이다.

    선비의 고장인 함양에는 옛 선비들의 자취가 유난히 많다.
    조선조 5현의 한사람으로 안의현감을 지낸 문헌공 일두 정여창의 고향인
    지곡면 개평리에 있는 선생의 고택은 3천평의 대지에 안채와 사랑채, 행랑
    채, 솟을대문등 12동의 건물로 구성된 조선시대 남부지방의 대표적 양반저
    택으로 남아있다. 솟을대문에 지나 펼쳐지는 사랑채 앞마당에는 절개를 상
    징하는 소나무와 전나무, 향나무등 상록수와 자연석을 배치한 전통정원을
    만들되 동·남·북창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각각 다르게 했다. 이곳에서 박
    경리원작의 KBS대하드라마 「토지」의 최참판댁을 촬영했다해서 더욱 유명
    해진 곳이다.

    신라말 석학 최치원이 함양태수로 있을 때 위천천의 홍수를 막기위해 만
    든 상림은 6만4천여평에 1백20여종의 활엽수 2만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
    루고 있어, 봄 가을 가족나들이에 아주 좋은 곳이다. 최치원의 어머니가
    하루는 상림 숲에서 뱀을 보고 깜짝 놀라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뱀이야기
    를 하자, 태수는 송구함을 금치 못하고 상림숲으로 달려가 숲을 향해 『이
    후로는 상림에는 뱀과 개미같은 해충은 일 체 없어져라』고 주문을 외운
    후 이곳에는 뱀과 개미가 전혀없다는 전설이 전해올 만큼 깨꿋하게 관리된
    보기드문 인공림이다.

    괘관산에서 시작해 서하면과 안의면을 흐르는 남강천은 곳곳에 기암괴석
    과 넓은 반석이 펼쳐져 절경이 아닌 곳이 없다.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농원
    정 광풍루등의 정자와 누각이 잇따라 있으며, 특히 거연정에서 농월정에 이
    르는 4㎞의 거리는 그 풍치가 빼어나 찾는 이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관광
    객이 많은 여름철을 피해 호젓한 겨울, 두꺼운 얼음 속에서 힘차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를 듣고 2m씩 길게 드리워진 고드름을 보는 것도 이곳을 찾는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한다.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이 계곡에 이제 스키와 골프장, 호텔과 콘도미니
    엄이 들어서게 된다. 함양군은 괘관산 기슭에 4백76만평의 다곡리조트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천6년까지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추진 중이지만
    IMF로 주춤하고 있다.

    함양은 깨끗한 자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가공, 개발한 특산품들로 서
    울등 대도시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야생국화 생지황 구기자등 한약재를 찹쌀과 누룩과 함께 발효시켜 만든
    지리산 국화주는 이제 전통 민속주로서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자
    연산 둥글레를 아홉번 쩌 말려 차로 가공한 둥글레차는 일본등지로 수출을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또 1백% 감만 원료로 사용해 재래식으로 발효시킨
    감식초와 소나무로 구운 인산죽염, 솔송주등도 늘리 알려진 특산 가공품들
    이다.

    함양의 인물로는 정·정계에는 국회의원을 지낸 노인환(67 함양읍) 임채
    홍(63 수동면) 이용곤씨(64 휴천면)와 서동권전공군참모총장(65 함양읍) 임
    재문전기무사령관(56 유림면) 김석재3군단장(54 안의면) 임정규전수자원공
    사사장(57 함양읍) 양종수제주도부지사(53 서상면) 천사녕경기경찰청차장
    (56 함양읍) 하민수강원경찰청차장(54 안의면)등이 있다. 문인·예술인도
    적지않아 시인 허영자씨(61 함양읍)와 국악인 강정숙씨(48) 서양화가 정문
    현씨(63)등이 함양출신이다. 경제계에서는 백남근강남고속버스터미널대표
    (54 지곡면) 유홍종현대할부금융사장(60 유림면) 강병호금융감독위부원장
    (53 마천면) 최성권원창건설대표(60 서상면)등이, 학계에는 김승원전서울대
    교수(70 안의면)가 있다. /조상영 박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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