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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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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올빼미`에 비친 2001년 사회상]

  • 기사입력 : 2001-12-28 00:00:00
  •   
  • 어느새 인터넷 범죄 세상...

    올빼미는 대부분 밤이나 해질 무렵부터 활동하는 맹금류다. 청각과 시각
    이 매우 발달해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먹이를 잡을 수 있는 게 특징이
    다. 또다른 점은 좌우 귀의 크기가 비대칭이라는 것. 그래서 비뚤어진 사회
    를 살펴듣는 데 적합한 수단이라 한다.

    지난 1년간 본지 사회면의 우측하단에 둥지를 틀고 지킨 경남신문 올빼미
    는 인간사를 예민한 청각과 부라린 두눈으로 확인하고 독자들에게 속속 전
    했다. 올빼미가 지켜본 신사년은 말그대로 다사다난했다.

    성범죄, 사취, 음주사건사고 등 갖가지 범죄가 난무했다. 뜻하지 않은 횡
    재를 경험한 이들의 얘기와 희귀한 일들도 빠짐없이 게재, 독자들의 시선
    을 끌었다.

    올해 올빼미를 장식한 각종 사건사고중 유난히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인터넷을 통한 범죄로 나타나 인터넷이 새로운 범죄수단으로 부각되고 있음
    을 실감케했다. 또 연예인들의 마약흡입등 탈선이 유난히 많이 지면을 도배
    한 것도 또다른 특징이다.

     올빼미는 신사년의 첫장을 우울한 소식으로 열었다.

    지난1월5일 인기 댄스그룹 멤버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쫓아가던 여중생
    이 넘어지면서 또래 팬들에게 밟혀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진 안타까운 사
    고가 발생했다.

    대중의 우상들이 각종 범죄혐의로 장식한 것은 수차례.
    드라마 허준의 「예진아씨」가 필로폰을 맞은 혐의로 구속된 것은 사회적
    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어 가수 싸이와 심신이 각각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연예계가 마약의 회오리를 맞았다.

    이에앞서 개그우먼 이영자씨가 지방흡입술과 관련한 시비에 휘말렸고 원
    미경, 황영조씨등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또 인기 개그맨 주병진씨가 술자리에 합석했던 여인을 자신의 차량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주변인들을 놀라게 했다. 올빼미는 주씨가 항
    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인터넷의 발전이 신종 범죄양산과 어떤 새로운 연관성을 가질 것이라는
    올빼미의 경고는 곳곳에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컴퓨터 채팅을 통해 알게된 10대를 성폭행한후 다방에 팔아넘긴 20대가
    구속됐고, 채팅을 통해 안 여자들에게 재벌아들을 사칭해 1천800여만원을
    뜯어낸 사건도 있었다.

    인터넷채팅과정에서 「돈을 주면 원조교제하겠다」고 유혹한후 돈을 가로
    채 달아난 여자중학교 중퇴생 2명이 사기혐의로 적발되기도 했다.

    법원이 원조교제를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에게 종전과 같은 집행유예가
    아닌 1천만원의 벌금을 선고한 내용은 청소년 상대 성범죄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미국 세계무역센터건물 테러사건이후 불어닥친 탄저균 소통은 도내서도
    「백색가루」공포로 재연됐다. 미국전역에 탄저균이 담긴 백색분말이 배달
    된 것을 계기로 「자라보고 놀란 가슴 ●뚜껑보고 놀란다」는 식의 불안심
    리가 확산됐고 올빼미는 그같은 시민들의 걱정스런 마음을 주의깊게 살펴
    보도했다.

    지난10월21일에는 울산지역 도심 인도에서 다량의 백색가루가 발견돼 도
    로와 인도가 통제되는 등 한때 소동이 빚어졌다.

    그렇다고 모두 부정적인 내용만 올빼미에 실린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이
    평생을 통해 접하기 어려운 횡재와 대박소식들도 심심찮게 올빼미를 장식했
    다. 지난5월 창원의 한 시민이 불모산을 오르다 산삼 20뿌리를 캐는 횡재
    를 한 것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일생에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라지만 「그래도...」 하는 마음으로
    우스개삼아 앞날에 한가닥 희망을 실어볼 수있는 내용들이다. 올빼미는 눈
    뜨는 순간부터 고단한 서민들의 일상에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심어
    줄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서 주변의 횡재소식을 전했다.

    다가오는 임오년 한해는 어둡고 쓸쓸한 내용보다 밝고 즐거운 소식들이
    줄을 이어 보도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올빼미는 기대한다. 허충호기자
    chhe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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