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재보선 승패와 정국
- 기사입력 : 2003-04-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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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앞으로 다가온 4.24 국회의원 재보선은 서울과 수도권의 `중립지
역`이라는 점에서 제한적이나마 새 정부에 대한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한 척도이자 여야 내부와 상호 관계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선거 결과를 놓고 여야가 각기 유리한 쪽으로 `과장해석`하며 입
씨름을 벌이더라도 선거지역이 3개에 불과하고, 재보선의 특성상 투표율이
극히 낮아 선거구민의 의사를 정확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으로 인
해 정치권에 미치는 파급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승.전패=재보선 3개 지역은 모두 민주당이 당선됐던 지역이어서 민주
당으로선 전승을 거둬야 완벽한 수성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 경우 당내 신주류의 당권장악이 가속화되고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개
혁정책도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당권경쟁에서 쇄신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소장개혁파의 이
탈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민주당 및 개혁당, 한나라당 이탈 세력까지 합
친 `개혁신당` 창당론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 상황으로 이어
질지는 미지수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모두 이길 경우에는 중진.다선.영남의원 주축의 현 보
수중심체제가 강화되는 반면 민주당에선 개혁당과의 연합공천에 대한 책임
론이 제기되는 등 구주류의 반격이 거세지면서 신구주류간 당내 갈등이 격
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개혁신당 논의도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
지만 거꾸로 당정의 신주류 내부에선 `민주당 무용론`과 그에 따른 신당 창
당론이 더욱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2승1패=민주당이 2승, 한나라당이 1승이면 양당 모두 불만족스럽기는
하지만 체면은 건진 무승부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양당 모두, 그리고 양당
내 각 정파 역시 저마다 유리한 쪽으로 선거 결과를 해석하는 논란이 무성
할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2승 가운데 개혁당과 연합공천한 경기 고양시 덕양갑 선
거구가 포함되느냐에 따라 개혁신당 창당론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
로 보인다.
반대로 한나라당 2승, 민주당 1승이면 한나라당은 승리, 민주당은 패배
로 규정된다.
이 경우에도 덕양갑 지역의 승패에 따라 민주당내 신구주류간 역학관계
가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이 연합공천 지역인 덕양갑과 서울 양천을에서 패하고 의정부에서
만 1승을 거둘 경우 전패 때와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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