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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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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역사 바로알기 (31)

  • 기사입력 : 2004-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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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기 연호 부활하자


    뭇 생물과 개인에게 나이가 있듯이 국가에도 나이와 역사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의 역사는 얼마나 될까? 한 나라의 역사는 여러 가지의 기준으로 정하는데. 군주제도 아래서는 한 임금이 권좌에 오르면 연호를 정하고. 즉위한 해를 원년으로 역사를 헤아려 왔으며. 종교 국가에서는 종교의 기원에 바탕을 두고 연호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유럽 등 서구 기독교 국가에서는 예수 탄생을 기원으로 하는 이른바 서력(西曆)기원을 채택하고 있으며. 태국 등의 불교 국가들은 싯달타의 탄생을 기원으로 삼은 불기(佛紀)를 사용하고 있다.

    고구려는 건국 연호를 다물(多勿: 고조선을 회복한다)이라 했으며 백제와 신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월이 흘러 대한제국이 수립되면서 연호를 ‘광무(光武)’와 ’융희(隆熙)’로 건원(建元)했으며. 고종은 스스로 천손의 전통을 복원하여 황제(皇帝)라 일컬었지만 일제에게 강제로 병합당하면서 일왕의 연호인 ‘대정(大正)’과 ‘소화(昭和)’를 쓰도록 강요당했다.

    우리가 주체적인 연호를 사용했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소중화(小中華)의 사대주의와 제국주의로 인해 주변 강대국의 눈치를 보는 굴종과 변방소국으로 전락했던 서글픈 역사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일제가 패망하여 물러가고 미군정 하에서 서기 연호를 계속 사용하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수립되자 정부는 ‘연호에 관한 법률(법률 제4호)’을 제정하여 단기를 공식 연호로 채택하여 민족의 정기를 회복했으나. 1961년 5·16 군사 혁명 뒤 군사정부는 단기 4295년(1962년) 1월 1일을 기해 단기 연호를 폐지하고. 우리의 역사보다 무려 2333년이나 늦은 서기를 채택하여 사용하도록 했다.

    이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나 경제력으로 볼 때 당당히 엄연한 독립국임을 나타내는 우리의 연호를 되찾을 때가 되었다. 연호를 사용하는 것은 곧 역사를 복원하고 한 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개천절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우리 스스로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의미가 아니고 무엇인가? 일본의 계속되는 역사왜곡과.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을 위한 동북공정에 대한 분노와 규탄도 좋지만 우리의 주체성부터 바로 세울 일이다. 단기 이전에 환국(桓國)을 기준한 ‘환기(桓紀)’가 있고. 배달국 기준의 ‘신시(神市)기원’이 있다.

    고조선을 기준으로 하는 단기는 우리 역사에서 더 이상 물러 설 수 없는 최소한의 국가 체면이다. 국제화 시대에 오직 단기가 아니라면 단기와 서기의 병행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단기4337(2004)년으로 나타낼 때 우리는 자연적으로 세계의 역사 속에 대한민국의 역사 정도와 전통성을 자각할 수 있어 당당한 홍익인간(弘益人間)으로 거듭 날 것이다. 연말 각종 행사 안내에 단기를 사용하여 반만년의 역사와 정통성이 살아있는 대한민국의 긍지를 복원하자. 국학운동시민연합 경남연합회 이사 김수곤 www.kookhakw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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