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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만 도와주세요" 사이버구걸 기승

  • 기사입력 : 2005-05-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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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소문·은행계좌 적어 송금 유도


        경제난에 편승해 최근 네티즌들에게 ‘배가 고파요’ ‘도와주세요’ ‘호소문’ 등의 제목으로 개인 e메일을 보내 현금 적선을 요구하는 사이버 구걸행위가 심심찮게 잇따르고 있다. 그럴듯한 가슴 아픈 사연과 동정심에 호소하는 장문의 글과 함께 말미에 은행계좌를 함께 적어 온라인 송금을 유도하는 이런 사이버 구걸은 대부분 사기성이 농후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과일도매업을 하는 유진화(34·마산시 구암동)씨는 지난 5일 한 네티즌으로부터 ‘도와달라’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받은 후 푼돈이라도 보내야 될지 말아야 될지 망설였다.


        자신을 길XX라고 밝힌 이 네티즌이 보낸 편지는 “누구나 경제적으로 어려우시겠지만 조금 여유있는 분 등의 도움을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고 정중히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은 병원에서 사용하는 엑스선 사진을 컴퓨터에 쉽게 저장할수 있는 프로그램과 영상저장전달장치를 발명해 특허출원중에 있지만 사업실패와 빚으로 인해 20년간 살아온 아내에게도 이혼 당해 더욱 큰 어려움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여기다 ‘가난이 창문으로 들어오면 행복은 문으로 나간다’는 속담까지 곁들여 투자라고 생각하고 단돈 1만원이라도 보내주면 반드시 성공해 도움 주신 분들께 원금 이상으로 보답해 드리겠다고 은행계좌번호를 적은 후 끝을 맺었다.


        이같은 현금 적선 요구 외에도 인터넷 게임과 채팅사이트 등에서 채팅과 e-메일을 통해 사이버 머니가 많은 네티즌에 무차별적으로 접근해 ‘사이버 머니를 나눠줄 것’을 요구하는 사이버 거지들도 상당수 활동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온라인 구걸행위는 사이버상에서 이뤄져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진실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거짓인 경우가 많다”며 네티즌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정훈기자 meyer@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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