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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아들은 군대 보냈소?"

  • 기사입력 : 2005-06-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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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9일 경기도 연천 모 사단 GP에서 김모 일병의 총기난사로 소대장 김종명(26) 중위 등 8명의 장병이 숨진데 이어 20일에는 창원 39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2명이 탈영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군대 기강 해이를 비롯해 신세대 사병 문화의 문제점 등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으며. 군 수뇌부를 향한 비난의 화살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날카롭게 변모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군에 대한 시선이 이렇게까지 따가웠던 적이 없을 정도다.

    총기 난사 소식이 전파된 이후 군에 자식을 보낸 경남의 부모들도 하나같이 자식 걱정에 여념이 없다. 특히 전후방을 막론하고 갓 입대한 아들을 둔 부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아들의 부대로 전화를 걸었고. 심지어 지금 당장 면회를 가봐야겠다고 채비를 하는 부모들도 있었다.

    이들 대다수는 지금에서야 군의 장병관리 시스템이 집중 조명을 받는 현실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소위 ‘신의 아들’이라 호칭되는 사회 지도층 자녀들이 국적포기나 병역기피 등으로 병역의무에서 하나 둘씩 빠져나갈 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입대했던 아들들이라 했다. 아들이 휴가를 나와 군 부조리를 구구절절 늘어놓아도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며 달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회 일각에서 언제 관심이나 가져 봤냐는 거였다.

    아들이 오는 30일 전역하는 ROTC 출신 소대장이라는 김모(50)씨는 “사건이 보도된 후 옆집 남자가 ‘저래서 군대는 없어져야 돼!’라고 욕하더군요. 그러나 그 사람은 군대를 갔다 오지 않았죠. 저 역시 아들이 걱정됐지만 전화를 걸어 ‘부대관리에 더 신경 써라!’고 당부만 하곤 끊었습니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현대사에서 군이 초래한 가슴 아픈 단면들 때문에 군인 자체가 ‘격하’된 현실에서도 당당히 자식을 군에 보낸 경남의 부모들. 이제 와서 “군대가 어쩌고…”하며 호들갑을 떠는 모습에 “당신 자식은 군에 보냈소?”란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갈태웅기자 tukal@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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