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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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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탕탕 '명중의 쾌감'

  • 기사입력 : 2005-06-24 00:00:00
  •   
  •   클레이사격

      장애인도 아이도 할아버지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족 스포츠

      스트레스 싹~ 잡념도 싹~

      조금만 연습하면 "나도 명사수"


      “하~”
      짤막한 기합소리에 주황색 접시가 날아오른다.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총성과 함께 ‘파직’.

      찰나의 순간 접시는 산산이 부서진다. 지난 20일 오후 창원시 사림동 창원종합사격장. 평일에도 불구하고 총소리가 연신 귀를 때린다.

      이제 갓 수염이 날락말락한 만만한 남자 중학생.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들기조차 힘들 것 같은 총을 늠름하게 잡고 있는 한 아주머니. 게다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아저씨까지.

      총하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연신 총질(?)을 해댄다. 김해 클레이사격동호회원들과 창원과 부산에서 온 동호인들이다.

      “(클레이 사격은) 장애인들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 같아요. 4년 전 우연히 아들과 함께 왔었는데 지금은 이놈이 애비보다 더 열심입니다.”

      휠체어에서 총을 내려놓으며 말한다. 안효열(48)·안대명(16) 부자. 안씨는 9년 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선고를 받았다.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것 저것 시도하다 클레이 사격에 매료됐다. 이후 아들 대명군에게 클레이 사격을 권유했다. 이들 부자의 사격실력은 톱클래스 수준. 안씨는 생활체육대회에 출전해 상을 타기도 했다. 대명군도 지난달 열린 청와대 경호실장배 사격대회에서 중등부 금메달을 딸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지금은 부자간이 때론 친구 같은. 때론 라이벌 같은 사이가 돼버렸다.

      “스트레스 푸는 데도 최고지만 아들과의 벽이 없어진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아들놈 꼭 국가대표로 키울 겁니다.” 옆 사대에서 나란히 사격을 하던 아들을 넌지시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부부 금실도 적격입니다. 아내는 클레이를 명중시키며 스트레스 풀어 좋고 나는 바가지 안 긁혀서 좋고.” 옆에 있던 김병두(44) 조효선(38) 부부도 연신 찬사를 보낸다.

      “날아가는 접시가 깨질 때의 쾌감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죠. 묵직한 반동력도 좋고. 스트레스도 한방에 날아가죠.” 20년 동안 클레이 사격을 해 온 손진웅(53)씨와 안상환(49)씨도 칭찬한다.

      부산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방경필(56)씨도 한마디 거든다. “접시에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잡념을 없애는 데는 최곱니다. 중요한 회사일이 있을 때는 꼭 사격장을 찾습니다. 집중력도 키울 수 있고 마음도 안정되니까요.”

      경남사격연맹 이규천 전무이사는 “최근엔 이용료도 저렴하고 고가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취미삼아 찾는 이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산탄을 이용하기 때문에 명중이 쉬워 약간만 연습하면 금방 명사수가 된다”고 말한다.

      클레이 사격은 넓은 들판이나 숲에서 실시하던 스포츠로 총과 헤드기어만 착용하면 준비는 OK. 간단한 안전수칙을 준수하면 만14세 이상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초보자를 위한 아메리칸 트랩도 있다. 외국인은 여권만 있으면 가능하다. ‘탕탕탕….’ 주말 가족들과 신나게 총질(?)한번 하러 가보자. 절대 후회는 없다. 문의= 창원종합사격장(☏ 282-0900) 글·사진 최승균기자 july9th@knnews.co.kr

      ▲클레이 사격이란
      시속 60~90㎞로 공중을 비행하는 피전(지름11㎝. 흰색 주황색 노랑색의 진흙접시)을 총으로 명중시키는 레포츠다. 1856년 영국의 H필드가 수렵이 규제를 받자 살아있는 비둘기를 날린 뒤 쏘아 맞히면서 유래됐다. 잔인하다는 여론과 표적 비둘기가 부족해지자 표적을 유리구슬로 바꿨고 오늘의 진흙접시로 바뀌면서 클레이 사격으로 불리게 됐다.

      ▲클레이 사격의 종류 

      ★트랩= 2발 연속 사격이 가능한 속사성을 갖는 쌍대총이나 자동총이라야 한다. 보통 30인치의 긴 총열을 사용한다.
    1번에서 5번 사대까지 5개의 사대가 있고 감적호에는 한 사대에 3대씩의 기계가 설치돼 있다. 비행거리는 70m로 속도는 80~90㎞/h정도로 대단히 빠르다.

      ★더블트랩= 트랩경기와 유사하다. 94년부터 정식경기로 채택됐다. 실탄발수는 남자는 한 라운드 50발씩 3라운드를 쏴야하니 모두 150발. 즉 150점이 만점이다. 여자는 40발씩 3라운드를 쏴 120점 만점이다.

      ★스키트= 총 개머리가 허리띠까지 내려 준비하고 있다가 표적이 비행한 후 거총하여 쏘아 맞추는 방법이다. 두 개의 표적이 동시에 비행하는 것을 각각 한발의 실탄으로 깨뜨려야 하는 빠른 눈과 순발력이 필요한 종목이다. 비행 속도는 60~80㎞/h. 비행거리는 약 40m이다.

      ★아메리칸 트랩= 정식 선수들 경기에는 없는 종목이다. 처음 입문하는 초보자를 위한 과정이다. 사격방법은 트랩과 거의 동일하나 비행거리가 약 40~50m 정도이며 속도는 약 40㎞/h 정도로 사수가 총을 쏠 수 있는 여유가 많다.

      ★스포팅클레이= 클레이 사격 중 가장 재미있는 사격이다. 규격 사격장 안에서 하는 타 종목과는 달리 산이나 들. 계곡 어느 장소에서나 이동식 기계설치로 사격을 하는 크로스컨트리식이다. 

      ▲사격장 에티켓
      ★사격할 동안은 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중얼거리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 또 사격을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사대 주변 6m는 접근금지다. 

      ★타인 조준시 산만한 행동은 절대 금물. 사격하는 사람 주위에서 기웃거리는 행동은 사격자를 거슬리게 한다.

      ★타인의 총을 함부로 만지지 말 것. 법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허락 없이 총을 만지는 행위는 큰 실례다.

      ★복장은 단정히. 사격은 신사적 스포츠다. 혐오적인 복장이나 커다란 타월을 목에 거는 행동은 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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