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심강보의 논술탐험] (9) 상반된 주장을 만났을 때

  • 기사입력 : 2005-06-27 00:00:00
  •   
  • (9) 상반된 주장 분석하는 비법

     글샘: 대입 수시모집이 얼추 보름 앞으로 다가와 수험생이 마음 바쁜 시기구나. 오늘은 `제시문의 상반된 주장에 대한 견해를 논술하라'는 유형을 짚어 볼까 싶다.

     글짱: 얼마 전에 `지하철 애완견 배설물 사건'으로 사이버 공간이 시끄러웠잖아요. 그런 사건도 올해 대입 수시논술의 논제로 나올 가능성이 있나요?

     글샘: 그럼. `개인주의'나 `네티켓' 등과 관련, 충분히 논제가 될 만한 사회적 이슈란다.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법에 의한 강제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내용의 두 제시문을 주고, 수험생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문제가 나올 수 있지.
     먼저 중학 3학년생이 쓴 글의 일부를 소개하면서 대응 방법을 설명해 줄게.

      〈 중3 학생이 쓴 `사이버폭력 대책' 예문 〉
     채팅이나 게시판의 글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언행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현실이다.(중략)
     사이버 공간도 우리가 지키고 키워나가야 할 하나의 사회적 공간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다른 네티즌들의 행동을 질책하기 전에 자신의 사이버 공간속 행동을 한 번 돌아보며 반성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계속해서 생기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글샘: 견해를 밝히는 논술로는 밋밋한 글이 됐어. `∼해야 한다'라는 어구가 많은 게 오히려 흠이지. 그런 게 주장이나 대책이라고 할 수 없단다. 중학생이라 논거를 제시하면서 쓰기엔 힘겨웠을 거야. 평소 `인터넷 실명제 찬반 논쟁'을 다룬 신문기사를 읽고 자기 주장을 정립해 놓는 것도 이런 주제에 대비하는 방법이지.

     글짱: 논술할 때 자기 주장을 제대로 드러내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글샘: 사이버 공간의 폐해는 누구나 잘 알지. 흔히 아는 얘기는 간략하게 언급하는 게 낫단다. 그런 내용보다는 `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가'와 `왜 책임있는 비판이 필요한가'로 상반된 두 주장의 장·단점을 설명하는 방식을 써 보거라. 자신의 생각이 찬성 쪽이라면 `얼굴없는 비판은 얼굴없는 테러'라고 전제하면서도, 무엇이든지 법으로만 처리하려는 정치인의 발상엔 문제가 있다고 다소 비판하는 내용도 섞으면 좋지. 또 건전한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도록 네티켓 교육 등 캠페인성 사업에 정부가 앞장서 예산을 대폭 배정해야 한다는 대안을 덧붙이는 방법도 괜찮아.
     그래서 후손들이 사이버공간에서 당당하게 대화하고 비판할 수 있는 밑거름을 우리 세대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논지로 `인터넷실명제 도입'에 찬성하는 주장을 펼치면 깔끔한 논술이 될 수 있단다.
     이번에도 글샘이 예전에 써 놓은 메모장을 보고 글짱의 생각을 정리해 봐.

    [`상반된 주장에 대한 자기 견해 논술`형 해법]

     우선 두 주장에 관련된 여러 내용의 연관성을 살핀 뒤 `어떤 관점으로 비판할 것인가'하는 잣대를 정한다. 개인의 관점이 아닌 사회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양비론식 주장은 논거가 확실하다면 써도 괜찮지만, 어느 한 쪽에 힘을 실어 주면서 반대 편 주장의 허실을 일목요연하게 반박하는 방식이 쓰기 편하다. 논리의 일관성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협한 사고이거나 주관적 편견에 치우친 주장이어선 곤란하다. 반대 편 주장은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식의 논거를 제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또 논거를 뒷받침해주는 사례를 곁들여 상대적으로 자기 주장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단락도 필수적이다.
     타당성과 설득력을 갖춘 본론이 구성된다면 결론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우리 사회의 도덕성 회복'이나 `기본이 바로 선 나라' 등 사회현상과 관련된 특정 어구를 섞는 기교를 갖추면 금상첨화이다.

     글샘: 상반된 주장을 비교 분석하는 방법을 이 정도 알아 두면 다른 주제의 논술을 만나더라도 쉽게 대처할 수 있을 거야. (편집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