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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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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님비증후군

  • 기사입력 : 2005-07-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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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마산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집회나 갈등이 이익 관철을 위한 지나친 ‘이기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기사가 보도된 뒤 가포고의 한 교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본지 8일자 6면 보도)

      가포동 주민피해대책위원회의 일원이기도 한 이 교사는 전화를 걸자마자 다짜고짜 ‘기자 자질론’부터 거론하기 시작했다.
      “기자라는 사람이 그래. 자기 마음대로 틀린 기사 쓰는 게 기자인거요”라고 따져 물었다.

      그래서 되물었다. “아니. 자신의 입장과 맞지 않으면 무조건 틀린 겁니까. 만약 선생님의 교육방침이 제 생각과 맞지 않는다 해서 ‘교사 자질론’을 꺼내면 좋으시겠습니까.”

      그러자 본격적으로 ‘취재 보도론’을 강의하기 시작했다. 이 기사는 틀렸으니까 자신이 제시한 방향으로만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디서 말이야. 주민들 의견은 하나도 없고 말이야. 시청에서 나눠 준 자료나 들고 앉아서 말이야”라고 질타했다.

      기자가 다시 물었다. “주민들 의견도 넣었습니다. 주민들 의견 중에 틀린 게 있습니까.”

      “설명회가 없었다는 부분이 빠졌잖아! 그리고 시청하고 회사 얘기는 뭣하러 넣어주나. 모르면 아예 기사를 쓰지 말든가. 아님 딴 신문사처럼 쓰든가.”

      입맛대로 반영되지 않은 기사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투였다.

      “주민들 입장만큼 시나 회사의 입장도 반영해 준 겁니다”라고 말하자 “제목이 마음에 안 들잖아. 제목이”란 답이 돌아왔다.

      협박성 비난도 이어졌다. “반드시 우리 앞에 와서 사과해야 할 거요. 당장 정정보도하고. 내일 우리 앞에 뛰어오시오.”

      자신의 생각 외에는 다 잘못됐다는 아집과 독선 여부를 떠나 ‘안하무인’에 가까운 독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데 놀랐다. 님비 또는 바나나현상이 환경문제를 넘어 사람들 의식까지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에 오싹하기까지 한 오후였다. 갈태웅기자 tukal@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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