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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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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

  • 기사입력 : 2005-10-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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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퉁불퉁 산길 두바퀴로 씽씽

      도심 한가운데 시선이 쏠린다. 원색의 복장을 입고 일렬로 줄지어 가는 무리. 멋스러운 선글라스에 예쁘게 화장까지 한 아줌마 자전거 부대다.

      11일 창원 명곡로터리 앞. 교통 정체로 느림보 걸음을 하는 차량 옆을 조롱이라도 하듯 손까지 흔들며 여유롭게 스쳐 지난다.

      창원경륜공단 돔 문화교실 수료생 8명. 함께 자전거를 배운 게 인연이 돼 매주 화·목요일 장거리 주행을 떠나는 40~50대 아줌마들이다. 산악자전거 경력은 불과 3~5년. 주행거리는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다. 오늘처럼 자전거 모임이 있는 날엔 적게는 70~80㎞. 많게는 150㎞까지. 그동안 주행거리만 따져도 대부분 4~5만㎞는 훌쩍 넘는다.

      오늘은 인근 마산 내서읍 감천계곡으로 목표를 잡았다. 창원경륜공단에서 출발해 쌀재고개를 넘어 경남대 뒤편인 밤밭고개로 내려와 돌아오는 약 70㎞코스. 5시간 정도 걸린다.

      답답한 도심에서 차량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달리기를 한 시간. 감천계곡 입구에 위치한 ‘몽돌로’ 산장 옆 잔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많은 운동을 배워 봤지만 산악자전거 만큼 좋은 게 없어요. 돈도 거의 안 들죠. 도시락 하나만 들고 가면 끝이죠.”

      모임의 맏언니인 박윤자(51)씨의 자랑이다. 정말 도시락 하나만 싸면 사계절 관광을 그냥 무료로 할 수 있다.

      봄엔 철쭉. 여름엔 골짜기. 가을엔 억새. 겨울엔 철새 풍경에 넋이 나간다고 한다.

      대자연과의 호흡. 산악자전거의 가장 큰 매력이다.

      “물론 건강에도 최고죠. 자전거가 매연 뿜는 일은 없잖아요. 환경 지킴이라고 생각하면 자부심도 생겨요.” “집에서도 버스 택시 탈 일이 없다니까요.”

      하갑선(46)씨의 설명에 명희연(48)씨도 얼른 한마디 덧붙인다.

      산길을 오르면서 버려진 쓰레기도 척척 배낭으로 다 들어간다. “꼭 이런 X이 있다니까. 저거 안방에다가 쓰레기 함 버려보라지.” 물론 비양심적인 쓰레기 투기자는 아줌마들의 욕을 한 바가지 얻는다. 아마 귀가 많이 간지러웠으리라.

      본격적인 코스가 시작된다. 좁다란 임도가 잘 닦여 있다. 오르막길에서는 헉헉거리는 가쁜 숨소리. 내리막길에서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를 1시간. 오늘의 코스 정상인 쌀재고개에 도착한다.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은빛 물결 출렁이는 억새 풍경에 모두가 탄성을 지른다.

      “저 억새 좀 보세요. 너무 환상적이지 않나요. 이 맛에 자전거 탄다니깐요.”

      이 순간만큼은 중년의 아줌마들도 꿈많은 소녀가 돼버렸다. 모두가 산나물 뜯으며 소꿉놀이 하던 어릴적 시골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산악자전거(MTB). 사계절 돌아다니다 보니 대자연과의 키스에 피부도 젊어졌다. 열심히 젓는 페달 덕분에 ‘무시(?) 다리’가 ‘무쇠 다리’가 됐다. 무엇보다 옛 그리운 시절로 잠시나마 시간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한 번 배워 보자. 이 아줌마들처럼~.

      (사)전국 자전거 사랑연합회 이청우 경남본부장은 “산악자전거는 큰 비용 없이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며 “산 많고 산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가장 잘 어울리는 운동”이라고 추천한다. 글·사진=최승균기자 july9th@knnnews.co.kr

      ▲산악자전거(MTB)란?

      산악자전거(MTB)는 1970년 미국의 도로사이클 선수인 게리 피셔가 개조한 자전거로 산을 탄데서 유래한다. 산악자전거는 도로용에 비해 바퀴의 지름이 작다. 두께는 1.5~2.6배 가량 두껍다. 도심에서는 빠르고. 격렬하게 달릴 수 있고 산악에서는 울퉁불퉁한 산길의 ‘스릴’을 즐길 수 있다. 경사길을 쉽게 오르내리기 위해 바퀴에 12~27단 배율의 기어와 쿠션장치. 제동장치가 특수설계돼 있다. 평지에선 최고 50㎞까지 속력이 나며 내리막길에서는 80㎞까지도 가능하다. 자전거 가격은 50만원에서 3천만원까지 다양하다.

      ▲초보자는 이렇게

      ★비싼 장비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장비가 중요= 안장에 앉았을 때는 편안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변속 레버와 브레이크 레버는 쉽게 잡을 수 있는지. 잘 작동되는지 등과 함께 충격흡수장치. 페달링. 활강. 제동 중 잡음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헬멧 역시 한번 넘어져 충격이 가해졌으면 주저없이 새것으로 교환한다. 충격에너지를 흡수하면서 내부 폼이 부서졌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장거리 주행은 사이클 복장과 함께 무릎. 팔꿈치 등 부위별 보호대와 전문 신발. 장갑도 필요하다.

      ★쉬운 코스에서 시작해 강도 높여야= 초보자는 무리한 산행보다는 집 근처의 가까운 산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는 ‘MTB등산’부터 시작하면서 강도를 높여간다. 초보자는 폭이 좁고 험한 산악지형보다는 넓게 잘 닦여진 임도나 시골길을 택한다. 지자체나 자전거 단체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교실에 참가해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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