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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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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감성돔 낚시

  • 기사입력 : 2005-10-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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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물의 추억' 찾아

      우린 갯바위로 간다


      감성돔. 참 `손맛' 보기 어려운 놈이다.

      여러번 출조를 나갔지만 아직 제대로 낚아 본 기억이 없다.

      대물은 더더욱 그렇다. 누가 10수∼20수씩 올린단 말인가. 어디서 `감시(=감성돔)'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결론은 `그들은 사람도 아니다'다.

      지난 15일 본사 낚시동호회인 `조우회' 회원 4명과 감성돔 낚시를 떠났다. 날씨 탓에 원도권은 제외하고 내만권으로 포인트를 잡았다. 실패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곳의 낚시집을 물색했다. 골라골라 유명하다는 곳을 낙점, 가덕도를 최종 목표로 삼았다. 최근엔 토끼섬을 중심으로 감성돔이 꽤 올라왔다고 한다.

      새벽 3시. 신항만 공사가 한창인 진해 안골만에서 출발, 도착한 곳은 가덕도 장항과 두문 사이의 갯바위 포인트.

      당초 계획된 토끼섬에는 이미 다른 낚시꾼들이 진을 치고 있어 포인트를 변경했다.

      왠지 내키지 않았지만 선장을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서로 자리를 잡고 채비를 했다.

      가을 감성돔은 기온이 낮을수록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 여름 곳곳에 흩어져 있다 점차 대그룹을 형성하면서 수온저하와 더불어 덩치 큰 고기부터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희망은 붙박이 감성돔을 노리거나 수심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감성돔 군단을 길목에서 잡아올리는 것이다. 가을 감성돔이 호황인 이유는 여기있다.

      새벽 4시. 세차게 불던 바람은 거의 잦아들었다. 다만 바람 영향 탓인지 수온이 낮고 수심이 3∼5m에 불과해 너무 얕다는 점이었다. 또 바로 앞에는 커다란 여가 있었다.

      오늘 만조는 오전 7시. 이때가 모든 것을 집중하는 시간. 조우회 회원들은 야광찌에 2.5호 원줄. 1.5호 목줄. 바늘은 감성돔 2호로 여밭을 중심으로 한 릴채비를 마쳤다.

      여밭 채비의 특징은 밑걸림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이곳 저곳 수중여 주변을 탐색할 수 있어야 한다.

      L조사로부터 첫 조과 소식이 들렸다. 노래미, 잡어였다. 다른 낚싯대에서도 속속 조과가 보고됐다. 고등어 새끼, 망상어 등 역시 잡어. 탐색전 치고는 꽤 좋은 성과다. 잡어도 `손맛'은 좋아 꽤 흐뭇하다.

      한참 시간은 흐르고. 종종 잡어만 올라올 뿐 `목표'는 소식이 없다. 오전 6시. 점차 여명이 밝아오면서 바빠지기 시작했다. 라면으로 얼른 요기한 다음 본격적인 물갈이에 대비했다. 감성돔에 집중하는 시간은 약 2시간. 이시간에 모든 승부를 걸어야 한다. 채비도 다시 조류와 수심, 수온에 대비해 신속하게 바꿨다. 2B 저부력찌에 채비를 멀리 던질 수 있도록 큰찌를 선택했다.

      꽤 시간이 흘렀다. 아직도 소식이 없다.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역시 간간이 올라오는 건 잡어. 온통 잡어다. 오전 9시 다시 물이 빠지기 시작한다.

      그순간. K조사로부터 호탕한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살감시'였다. 철수 30분을 앞두고 올린 첫 감성돔이었다. 대략 20㎝정도. 좌중은 웃음반 실망반.

      어쨌든 `감시'는 `감시'였다. 돌아가야 할 시간. 그 후 조과는 전혀 없었다. L조사는 날려먹은 찌만 3개.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원줄만 서너번 끊어 먹었다. 게다가 결과는 온통 잡어. 모두가 그냥 바닷바람 쐬러 함 나왔다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좀 더 커서 나한테로 꼭 다시 와∼.”

      K조사는 약이라도 올리는 듯 유일하게 잡은 새끼 `감시'에게 키스를 쪽 해주곤 방생했다. 혼자 성과를 올려 꽤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하지만 모두들 속으로는 “그것도 감시라고∼ 끌끌”.

      그나마 그의 한껏 들 있는 모습을 `위안' 삼으며 다음 출조를 기약한다.  글·사진=최승균기자  july9th@knnnew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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