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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팜스테이] 아이들은 `추억 심고' 어른들은 `추억 캐고'

  • 기사입력 : 2005-11-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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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거 벽돌 된장이잖아. 근데 냄새가 별로 안 나네.”
    메주를 만드는 과정을 본 6살 난 어린 조카의 한마디다.
    네 살배기 동생은 벌써 짚더미에서 한바퀴 굴렀는지 온통 지푸라기를 몸에 달고 있다.
    마른 나뭇가지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탐스럽게 열린 단감을 보자 너도 나도 따달라고 아우성이다.

      지난 주말 식구들과 인근 한 팜스테이를 찾았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조카들은 마냥 신기하고 즐거운 모양이다.
    “삼촌. 이건 추석 때 먹는 거잖아.” 떡을 보고 하는 소리다.
    “아니 애들한테 평소 얼마나 떡을 안 먹였으면 이런 소릴 하노.” 누나에게 핀잔을 준다.
    아예 조카 두 명을 데리고 고구마 밭으로 향해 고구마를 캐게 했다. 산책로에 마련된 야생식물을 보여 주며 생김새와 이름을 외우게 했다. 스펀지처럼 쭉쭉 잘도 머리에 받아들인다.

      다음날엔 개울가로 나가 게. 고둥을 잡고 낚시까지 덤으로 가르쳐준다.
    아이들은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다. 사내아이들이라 그런지 장난도 심하다.
    조카들에겐 팜스테이가 새로운 세상인 것 같았다. 사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으리라.
    피자와 햄버거만 아는 아이들. 컴퓨터 게임과 플라스틱 장난감에 둘러싸여 살던 아이들이었다.

      가을이 깊어가는 이번 주말. 가족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행선지를 농촌으로 정해보는 게 어떨지. 팜스테이 농장에서 고구마. 단감을 직접 수확하는 산 체험도 아이들에게 선물로 안겨주자. 쌀쌀하고 깨끗한 농촌의 새벽 공기에 절로 눈이 뜨이는 경험은 빼놓을 수 없는 팜스테이의 즐거움이다. 최승균기자 july9th@knnnews.co.kr

      ▲김해 생림면 무척산 마을
    무척산 일대에는 10여 가구가 팜스테이에 참여하고 있다. 야산 하나에 빼곡히 들어찬 감나무. 밤나무 덕에 가을 열매 수확체험을 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단감 따기. 고구마 캐기를 비롯한 농촌체험프로그램과 도자기 만들기. 찰떡만들기 등 전통놀이 체험이 주를 이룬다. 특히 시골 황토로 만든 찜질방은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준다.
    숙박은 1인당 8천원. 식사는 1인분 5천원선이다. ☎335-9143 www.muchuk.co.kr
    ★가는 길= 서김해IC- 내외신도시- 나전농공단지-무척산. 동김해 I.C- 인제대와 가야랜드- 생림면사무소- 생림중학교-무척산

      ▲양산 배내골 마을= 영취산 자락에 숨은 듯 자리 잡고 있는 듯한 마을에는 9개 농가가 팜스테이에 참가하고 있다.
    손두부와 떡만들기. 사과따기. 고구마캐기 등 농촌체험과 신선한 도토리묵을 맛볼 수 있다. 현재 산책로를 만들어 11월 중순부터는 고로쇠나무 등 야생식물 70여종을 심어 명찰 달기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 마을 창고를 리모델링해 곤충체험전시관을 건립하고 있어 11월부터는 도심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희귀곤충들을 체험할 수 있다. 숙박료 4인 기준 7만원. 식사는 1인당 5천원 정도. ☎387-9004 www.baenaegol.com.
    ★가는 길= 양산IC-신불산공원묘원-선리-배내골

      ▲밀양 평리 마을= 평리. 풍류동. 바드리. 모래밭 등 유래와 이름이 독특한 4개 자연마을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 게 특징이다. 지게. 솟대 등 목공예체험. 두부만들기. 떡만들기. 대추엿만들기 등 먹거리 체험. 새끼로 꼬아 만드는 짚공예와 송어 플라이 낚시 등 풍성하다. 오는 15일까지는 사과따기 체험 신청을 받으며 25일까지는 메주 만들기 등 전통음식 만들기 신청을 받고 있다. 숙박료 4인 기준 3만원. 식사는 1인당 5천원. ☎351-0572 www.pyungri.com.(할배손두부에서 사진 다운)
    ★가는길= 밀양시(24번 국도)-표충사 방면 지방도로 이용 8㎞ 지점에서 우회전- 밀양댐 지역 5㎞지점에 평리마을

      ▲하동 먹점골 마을=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으로 주변 경치가 아주 빼어난 곳이다. 지금은 참여농가가 많이 줄어 네 농가에서만 팜스테이에 참여하고 있다. 고구마 감자캐기. 감따기. 텃밭 채소로 밥해먹기. 메주 담기 등 전형적인 농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자연체험을 자연스레 할 수 있다. 게다가 온 산을 울긋불긋 물들인 단풍도 덤으로 구경할 수 있다. 숙박비 (4인 기준 5만원). 식사는 직접 해 먹어야 한다. 콘도처럼 깨끗한 주방시설이 완비돼 있다. ☎884-4656. www.maesilfarm.co.kr
    ★가는 길= 하동읍- 구례쪽 방향 19번 국도- 흥룡리 - 흥룡마을 뒷산인 구좌산(거북이 앉아 있는 모양의 산)으로 포장길(10분 가량)- 먹점골

      ▲창녕 우포마을= 세계적인 습지가 있는 우포늪의 명성답게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돼 있다. 노랑부리저어새 등 우포늪을 찾는 희귀새 탐조. 우포늪 개흙을 직접 체험하는 ‘황금뻘’ 체험 등 자연과 친화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양파와 대나무. 쑥을 이용한 천연염색. 전통 농기구를 이용한 탈곡. 쌀떡 만들기 등 농촌체험도 마련돼 있다. 12월에는 한문교실. 전통예절문화교실. 택견교실 등 다양한 문화교실도 개설된다. 숙박비는 1인 어른 1만원. 청소년 5천원. 식사는 5천원이다. ☎532-2609. www.upo.wo.to.
    ★가는길= 구마고속도로 창녕IC에서 내려 1034번 도로를 따라 이방면 방면으로 가다 보면 표지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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