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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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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의 세계문화유산

  • 기사입력 : 2006-0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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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을 흔히 가깝고도 먼나라라고 한다. 일제강점이라는 역사적인 아픔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 비해 그 문화적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같은 불교문화권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신사와 불상 등의 문화재는 우리나라와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삼국시대 당시 백제로부터 불교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민간신앙이 발달한 다신교와 함께 융합돼 독특한 문화로 자리잡았다. 또 화산지대라는 지리적 위치와 일본 특유의 사무라이 문화 등도 한 몫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현재 일본에는 일본 고유신앙인 신도의 사찰과 온천. 전국시대 이전부터 개증축돼 보존된 고성(古城) 등 많은 유적과 문화재들이 산재한다.

     특히 많은 문화유산 가운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일본 9곳의 유적지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여행사들이 쏟아내는 일본관광상품의 대부분이 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다만 단순히 보고 오는 관광에 그친다면 안가느니 못하다. 잘 살펴 보자. 역사적인 유래와 유적지에 대한 탐방은 여행의 의미를 더할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일본의 유적지 인근에는 멋드러지고 시원한 자연풍광이 함께 자리하므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여행의 갈증도 쉽게 풀 수 있다.

     ▲교토역사지구(Historic Monuments of Ancient Kyoto-Kyoto. Uji and Otsu Cities)
    교토를 빼놓고는 일본의 역사를 말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일본의 수도 도쿄가 정치·경제의 중심이라면 교토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의 수도다. 교토 일대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찰과 사적이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니조성. 당시 최고의 권력가였던 도쿠가와 가문의 교토 집무소였다고 한다. 겉은 검소해 보이지만 내부는 아주 화려하다. 특히 마루는 아무리 조심해서 걸어도 삐걱 소리가 난다. 이는 건물이 잘못 지어졌거나 오래돼서가 아니라 외부 침입자를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경비장치라고 한다. 니조성 바로 옆에는 일본의 전통 니노마루 정원이 펼쳐져 있다.

     니조성 외에 교토에 오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 킨카쿠사(금각사)다. 킨카쿠사는 이름 그대로 금박을 두른 누각이 있다. 금각사는 원래 어느 장군의 별장이었으나 그의 사후 절이 되었으며 정기적으로 누각에 금박을 입힌다고 한다.

     이외에도 교토 절 중 가장 크고 유명한 ‘기요미즈데라’와 모래정원으로 유명한 ‘료안지’. 천태종의 총본산인 ‘엔라쿠지’. 벚꽃의 명소인 ‘닌나지’등 모두 17개의 사찰과 유적들이 있다. 교토역사지구는 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구수쿠 유적과 류큐왕국 유적(Gusuku Sites and Related Properties of the Kingdom of Ryukyu)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오키나와 일대에 위치한 이 두 유적군은 우리나라의 홍길동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구수쿠 유적은 오키나와 남쪽지역의 섬들에 남아 있는 10여 개의 옛 성(城)을 일컫는다. 재미있는 건 흔히 성은 일본으로 ‘죠’라고 읽는데 오키나와에서만 ‘구수쿠’라고 한다. 여기서 구는 홍을 말하고 수쿠는 집단을 의미하는 말로 이를 해석하면 홍씨 집단이 거주하던 곳이란 뜻이 된다. 이곳의 기록과 유물에는 오야케 아카하지(洪家王)란 말이 있는데 이는 홍씨왕으로 바로 율도국을 세운 홍길동을 말한다는 것이다.

     류쿠왕국도 마찬가지. 12~17세기 초까지 동북. 동남아시아 중계무역으로 발달한 왕국은 1609년 가고시마 영주 시마즈(島津氏)에 의해 정복됐다. 하지만 1879년 일본의 현(縣)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중국과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았던 곳으로 홍길동에 관련된 유적과 유물이 남아 있다.

     이곳에는 일본 본토성과 다른 양식을 보이는 슈리성을 비롯해 다양한 유적들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호류사의 불교기념물군(Buddhist Monuments in Horyu-ji Area. 法隆寺)과 나라역사 기념물군(Historic Monuments of Ancient Nara)
    일본 나라현도 우리나라와 아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3세기 백제로부터 전파된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은 93년 일본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우리에겐 더욱 반가운 곳이다. 나라에서 남서쪽으로 10㎞ 떨어져 있는 호류사는 백제문화가 잔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호류사는 607년 쇼토쿠 태자가 창건한 절이다.

     이곳에는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와 오중탑(五重塔). 석가삼존상. 대보장전의 백제관음상 등이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 다만 금당벽화는 1949년 화재로 불타버리고. 현재는 모사품이 걸려 있다. 호류사 경내에 있는 48개의 기념물 중 20개가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었으며. 금당은 목조건축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외에도 9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나라역사 기념물군에는 세계 최대의 목조건물인 도다이사의 대불전. 수백개의 석등이 있는 ‘가스카타이샤’. 나라의 불교계를 대표하는 주요 사찰 중의 하나인 ‘고후쿠사’. 일본에서 가장 마루가 높은 창고인 경장이 자리한 ‘도쇼다이사’ 등이 있다.

     이외에도 킨키지방에 위치한 흰색 외벽을 자랑하는 백로성인 히메지성(93년 지정·Himeji-jo 姬路城). 오지에 위치해 독특한 형태의 가옥과 생활풍습으로 유명한 시라카와와 고카야마의 역사마을(95년 지정·Historic Villages of Shirakawa-go 白川鄕 and Gokayama 五箇山).

     1945년 피폭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원폭돔(96년 지정·Hiroshima Peace Memorial-Genbaku Dome)과 드라마틱한 자연적 배경이 빼어난 이쯔구시마 신사(96년 지정·Itsukushima Shinto Shrine ). 일본 전통 종교인 신도의 중심지이자 에도막부 시대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니코사당과 사원(99년 지정·Shrines and Temples of Nikko)도 아름다운 풍광과 많은 유적지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승균기자 july9th@knnews.co.kr <도움말= 여행박사 창원·마산지점>

    ★세계문화유산이란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현저한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일람표에 등록한 문화재를 말한다. 세계유산에는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복합유산’ 3가지가 있으며 세계문화유산은 역사적·과학적·예술적 관점에서 세계적 가치를 지니는 건축물·고고유적과 심미적·민족학적·인류학적 관점에서 세계적 가치를 지니는 문화지역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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