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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시치미`의 유래

  • 기사입력 : 2006-04-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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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치미를 떼다'는 자기가 하고도 아니한 체,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태도를 말할 때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은 어떻게 생겼을까. `시치미'는 무엇일까. 유래를 살펴 보자.

     `시치미를 떼다'는 고려시대에 성행한 `매사냥'에서 생긴 말이다.
     매는 매과에 딸린 사나운 새로 발톱과 주둥이는 갈고리 모양으로 날카롭고, 재빠르게 날아서 꿩, 비둘기, 오리 따위를 잡아먹는다.

     고려가 몽골의 침략 후 설치한 응방(鷹坊)은 몽골이 조공품(朝貢品)으로 요구하는 해동청(海東靑·사냥매)을 잡고 길러서 보내기 위한 관청이었다. 몽골과 고려에서 매사냥이 성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매사냥이 성행하게 되자 남의 매를 슬쩍 자기 매로 가져가는 경우가 생겼다. 매의 주인을 밝히기 위하여 이름이나 주소 따위를 적어서 매의 꽁지 위의 털 속에다 매어두는 네모진 뿔이 있었는데 이것을 `시치미'라 하였다.

     이 시치미를 슬그머니 떼어버리고 자기 매처럼 가져가는 것이다.

     `시치미를 떼다'는 말의 어원은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남의 매에서 시치미를 떼어버리고 자기 매처럼 사용한데서 유래하여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행동이나 말'을 일컫는다.

     요즘은 실제로 `매의 시치미'를 떼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이 시치미를 떼는 경우가 있다. 부정부패, 공천헌금 받기, 불법선거운동을 저지르고는 `나는 모른다', `돌려줬다', `대가성은 없다' 등의 말을 하고 있다. 최옥봉기자 okb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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