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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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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속으로] 부산 구의원 후보 사망사건

  • 기사입력 : 2006-06-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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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앞두고 실종 `미스터리'

    공식선거운동 6일 앞두고 연락 두절

    실종 한달여만에 김해서 숨진채 발견

    공천·루머 등 심리적 압박 당한 듯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재선에 유력했던 박상규(68) 부산 금정구의원 후보는 지난달 12일 오전 6시40분께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자신의 스포티지 승용차를 몰고 홀연히 사라졌다.

      공식선거운동 시작하는 날을 6일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다.
      이때부터 박 후보는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고 가족들은 박 후보를 대신해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마쳤다.

      가족들은 박 후보가 집을 나간지 4일이 지나 부산 금정경찰서에 정식으로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박 후보의 실종상태가 장기화되면서 가족들은 박 후보를 제외하고 선거운동을 벌였고. 지역정가에서는 박 후보의 실종을 둘러싼 추측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가족들은 돈공천 루머에 시달렸고. 음해공작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지난달 18일에 가지기도 했다.
      기자회견과 함께 공식선거운동에 나선 가족들은 경찰의 수사에 희망을 걸고 13일 동안 선거운동을 벌여 3명의 구의원을 선출하는 기초의원 선거에서 박 후보의 당선을 이끌어냈다.

      결국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기간 동안 지역 유권자들 앞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당선돼 각종 언론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가족들은 지난 2일 박 당선자를 대신해 당선증을 대신 수령했다.

      하지만 박 당선자가 실종된 지 한달여만인 지난 10일 오후 5시30분께 김해시 상동면 감로리 하현마을 뒷산에서 나뭇가지에 전깃줄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발견 당시 박 당선자가 별다른 외상은 없는 상태였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지난달 12일 오전 7시 25분께 발견지점 인근에 있는 모 기계공업사 폐쇄회로 TV에 박 당선자의 차량이 통과하는 모습이 찍힌데다 발견된 시신이 심하게 부패된 점으로 미뤄 박 당선자가 실종 직후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가족들은 청천벽력과 같은 비보에 쓰러지고 말았다.
      박 당선자의 죽음에 따른 파문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이 유력했던 박씨의 실종과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날이 갈수록 증폭됐다.
      지역 주민들은 공천비리에 대한 소문과 수사기관의 내사 등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등에 시달려 박 당선자가 숨진 것으로 보고 박 당선자의 죽음과 공천비리와의 관련 여부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기간 동안 경쟁 후보들은 서로를 비방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카더라 방송)들을 유포시켜 유권자의 판단을 흐려놓는 선거전략을 대부분 구사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후보들도 많이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선거구일수록 이러한 소문이 무성하다.
      루머와 관련된 후보들은 당선을 위한 희생양으로 전락하게 되고. 루머와 관련된 후보들의 가족들은 가슴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됐다.

      ‘무엇을 위한 선거인지’. ‘누구를 위한 선거인지’. ‘선거를 왜 하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가 돌아봐야 할 계기가 아닌가 싶다. 김해=주재현기자 hyonj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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