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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줄 아시오/김정민기자

  • 기사입력 : 2006-08-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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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끄러운 줄 아시오.”
      민중의 지팡이 경찰. 국내 대표 경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보안업체 에스원. 그리고 119소방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그들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마산중부서 경찰관은 자산동 가고파새마을금고의 현금지급기 무인점포에 갇혀 있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장마 뒤 30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나는 시간.

      황모(35·여)씨와 황씨의 4살 된 딸은 1.5평 남짓하는 좁은 공간에서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쳤지만 역부족이었고 경찰은 긴급하지 않다는 생각과 시설물 파괴 후 배상 부분에 대한 자신의 입장에 연연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황씨와 가족.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경찰의 우유부단한 태도에 실망을 넘어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지옥같은 상황에서 꺼내 줄 것만 같았던 동아줄이 한숨으로 되돌아오는 순간이었다.

      비단 경찰의 잘못뿐 아니다. 신고를 받은 119는 경찰이 출동했다고 해서 나오지 않았고. 보안업체 직원 역시 상황이 종료된 후 뒤늦게 도착해 사태 수습에 나서느라 부산을 떨었다.

      황씨 가족들은 이제 그들을 쉽사리 믿지 않을 것이다. 이들에 대한 신뢰감 상실은 지켜보던 시민들은 물론 사건을 알고 있는 국민들에게도 번져나갈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경찰과 119의 도움을 학수고대한다. 내 가족의 안녕과 재산을 마지막으로 지켜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사건을 매일 접하는 이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사안일지 몰라도 당사자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 안전을 지키겠다는 그들의 사명감이 아쉽다. 김정민(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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