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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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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글쓰기] (25) 주장글- 결론쓰기

  • 기사입력 : 2006-09-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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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결론 쓰기를 할 차례다.
     아이들의 결론 쓰기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당위론적 결론 쓰기이다.
     `이렇게 해야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우리 모두 노력하자'라는 식이다. 이 당위론적 결론쓰기는 글쓴이의 개성이 담기지 않은 결론이다. 본론까지 개성이 넘쳤던 글들이 이런 식의 당위론적 결론으로 마무리되면 글의 설득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둘째, 어설픈 조화론이다.
     예를 들면 `잘해야 할 것이다' `적절히 조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라는 식이다. 정치인들이 막연하게 말을 피하는 것과 같은 형식이다.
     아이가 글을 쓰다가 자신의 주장에 제동을 걸다 보면 이런 결론이 나오게 마련이다. 이런 어설픈 조화론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신뢰성을 스스로 깎아 먹는 것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지도해야 할 것이다.

     셋째, 결론에서 새로운 문제 제기를 하는 경우이다.
     아이들의 글은 대부분 한 편으로 끝난다. 연재글이 거의 없다.
     따라서 새로운 문제 제기를 결론에 해 놓는다고 하여도 거기에 대한 새로운 글이 없는 이상, 그 문제 제기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다. 오히려 결론을 퇴색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런 글들은 본론에서 너무 많은 글들을 남겨서 하나의 결론으로 정리가 되지 못하는 경우, 아이가 부득이하게 문제를 던져놓고 글을 끝맺는 경우이다.
     이런 형태의 결론이 나왔으면, 본론의 내용과 유기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 쓰기에서 아이들의 문제점만 있는가?

     그러나 결론 쓰기에서 위와 같은 문제점들이 나오게 된 것은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단 하나의 잘못이지만 그것은 아이들이 자신 있게 결론을 정리하지 못하게 한다.

     바로 `평'을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주장이 가장 집약되어 있는 결론을 근거로 말이다.

       하나의 예를 살펴보자.

     우리들이 잘못한 일도 많지만 그래도 너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교장선생님의 단점인 꾸중을 너무 많이 하는 것과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우리에게 화풀이하는 것과 무조건 자꾸 강조하는 일을 조금씩 삼가시며 칭찬도 좀 해 주시면 그 어느 교장선생님보다 좋은 교장선생님이 되시리라고 믿습니다.
     이 세 가지만은 꼭 좀 지켜 주세요. 〈`칭찬도 좀 해 주세요'라는 글 중에서〉
     
     이 글을 쓴 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장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비난만을 일삼는 교장선생님이신 것 같다. 물론 최근 이런 모습들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대개 이런 글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평'이 따르게 마련이다.
     `교장 선생님이 다 너희들을 위해서 그런 것이다. 속내를 살펴보면 사연이 있을 것이다.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마라.'
     이런 평을 받고나면 아이의 주장은 크게 후퇴하게 된다. 똑같은 주제로 다시 글을 쓰게 하면 `어설픈 조화론'이나 `당위론적 결론'으로 마무리할 것이다.

     아이들의 글을 지도하다보면 아이의 실력이 퇴보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바로 이런 경우이다. 부모님에게 보이거나 다른 매체에 올렸는데 위와 같은 `평'을 듣게 된 것이다.

     그 이후부터는 아이는 글 속에서 명확한 주장을 하는 것보다는 `부모님이 이 글을 보시고 어떤 생각을 하실까?' `이건 너무 지나친 주장인 것 같아. 어디서 발을 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연히 결론은 뻔한 결론으로 나오고 글의 집중력이 무너지게 된다.

    김영성 글쓰기·독서논술 전문 ‘나랏말씀’ 대표 www.bbul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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