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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 영화적 여건이 안맞다니.../조고운기자

  • 기사입력 : 2006-1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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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칠 전. 광주에서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인 영화 ‘화려한 휴가’의 세트장이 공개되면서 세간의 찬사를 받는 걸 보니 배가 아파 왔다.
    ‘화려한 휴가’는 5·18 광주항쟁을 소재로 ‘목포는 항구다’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이준기. 나문희가 출연하는 영화다.

      좋은 감독과 좋은 배우들로 민족의 역사적 아픔을 그린다는데 왜 배가 아픈지 의아할 것이다. 실은 이 영화가 작년 경남에서 촬영될 뻔했기 때문이다. 처음 영화사에서 촬영지를 물색할 때 도와 도내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노력으로 창원에서 ‘화려한 휴가’의 터를 잡는 듯했다.

      창원의 약 2만여평 되는 한 부지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떠올랐으나 소유주와의 계속되는 갈등으로 취소되고. 이후 진해 등 다른 시군의 부지를 물색했으나 영화사의 그림구도와는 맞지 않아 시간이 지체됐다.

      그 와중에 광주에서 알맞은 촬영부지를 제공하겠다며 손길을 내밀어 장소가 바뀐 것이다.
      이번에 세워진 세트장을 위해 제작진은 약 1만5천여 평의 부지에 무려 30억원의 공을 들였다고 한다. 1980년대를 재현해 놓아 말 그대로 역사의 장을 만들어 놓은 것.

      세트장만 해도 역사적 가치를 지닐 것이고. 영화의 흥행이 잇따른다면 그 가치는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또한 그 부지를 잘 활용해서 다른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지로 사용한다면 그 도시의 영화산업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어찌 이를 보면서 경남도민으로서 속이 안 쓰릴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었긴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경남에는 아직 훼손되지 않은 환경과 발굴되지 않은 보석같은 곳들이 많아 영화촬영 후보지로 좋은 요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영화적 여건이 여러 모로 맞지 않는다는 말을 감독들이 많이 한다고 한다.

      도와 도민들이 힘을 합쳐 영화산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조금 더 적극적이고 희생적인 의식으로 참여한다면 또 다른 브랜드인 ‘영화산업의 화려한 경남’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조고운(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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