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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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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 잘하면 본전 못하면 낭패/박영록기자

  • 기사입력 : 2006-11-14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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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나 지금이나 아랫사람 입장에서 의전은 잘하면 본전, 못하면 낭패다. 윗사람들은 누구보다 앞섰느냐, 뒤섰느냐로 자신뿐 아니라 조직의 현재 위상을 판단한다.

      그래서 대회나 행사때마다 자신의 상관을 높은 자리에 앉히기 위한 아랫사람들의 물밑 의전준비는 전쟁을 방불케한다.
      지난 12일 오전 제1회 경상남도지사배 바둑대회장에 3^15의거기념사업회 강주성(68) 명예회장이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10여년간 3^15기념사업회를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이런 강 회장의 출현으로 바둑협회 관계자의 고민이 시작됐다. `기념사업회와 바둑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날 강 회장은 개회식 30분 전에 나와 식장도 둘러보고 바둑협회 관계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강 회장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대회가 열린 경남도청 도민홀 2층 단상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챙겨주지도 않는 자리에 오를 수는 없는 노릇. 강 회장은 대회장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개회식 내빈소개.
      내빈소개가 시작되고 강 회장도 호명됐다. 협회 관계자는 강 회장이 왔으니 소개는 해줘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회장에서 멋쩍게 인사하는 강 회장.
      도지사와 경남바둑협회장 등 3^15가 경남에서 갖는 위치를 알만한 사람들은 단상에만 앉아있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어서 올라오라는 손짓을 한다. 결국 여러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번거로운 절차가 있고서야 내빈소개가 마무리됐다.

      의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빼먹을 수 없는 의전이라면 잡음이 나지 않게 단단히 챙길 필요가 있다.

    박영록(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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