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대한민국이라는 아파트/차상호기자

  • 기사입력 : 2006-11-17 00:00:00
  •   
  • 여기 대한민국이라는 아파트가 있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동대표는 국회의원이요. 그들의 모임인 입주자대표회의는 국회. 즉 입법부에 해당한다.

      또 실제 아파트를 관리하는 관리주체(관리사무소)는 행정부에 비견된다.
      사법부는 따로 없으므로 빼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이처럼 하나의 국가와 비슷하다.
      매일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생활하는 아파트는 오히려 국가보다 더 나의 생활과 밀접하고 직접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관리규약과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관심은 국회와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에 비해 어떠한가?
      아파트 관련 취재를 하다 관리사무소장이 공금을 횡령했다거나 입주자대표회의가 공사업체에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제보는 많았지만. 정작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에 부당한 일에 대한 개선요구를 하거나 회의록 공개 요구 등을 한 사람은 드물었다.

      요즘처럼 먹고 살기 힘들다는 세상에 연말이면 소득공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주부들은 좀 더 싼 물건을 찾아 대형할인점을 찾아다니지만 정작 관리비로 돈이 줄줄 새나갈 수도 있다는 것에는 둔감하다.

      반상회 하자면 귀찮다며 벌금 내고 빠지기 일쑤. 아파트 현관에 붙은 공고문은 광고전단지 보듯 무심히 지나치고. 입주할 때 받은 관리규약 책자는 어디 쳐 박혀 있는지 찾을 수도 없다.

      북한 핵 문제나 대통령 선거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내 하루 생활이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보금자리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그보다 더더욱 중요하다.

      좀 더 아파트 운영에 관심을 갖고. 좀 더 아파트 일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일도 아니고. 바로 내 일이다. 누가 대신 해 줄 수도 없다. 차상호(사회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